'WS 영웅' 베켓-라미레스-코너코는 '움직이는 중'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1.26 11: 40

불과 4,5년만에 팀 전체가 물갈이되기도 하는 '머니볼' 시대에 예외가 있을 리 없다.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팀에 선사한 우승 주역들도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FA나 트레이드 시장에 오르기는 다른 선수와 다를 바가 없다.
이번 오프시즌 핵심 블루칩 중엔 최근 3년간 월드시리즈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2003년 플로리다 우승의 주역 조시 베켓(25)과 지난해 '밤비노의 저주'를 86년만에 풀어낸 매니 라미레스(33) 등 두 명의 월드시리즈 MVP, 그리고 MVP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지난달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8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폴 코너코(29)다.
셋 중 베켓이 가장 먼저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가 가장 빨리 새 임자를 찾았다. 마이크 로웰, 기예르모 모타와 함께 보스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베켓은 플로리다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 2003년 월드시리즈의 영웅이다. 베켓이 양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5피안타 완봉투로 우승을 확정짓던 모습은 플로리다뿐 아니라 양키스 팬들의 뇌리에도 지금까지 선명하다.
앞선 3차전에서도 베켓은 패전 투수가 됐지만 7⅓이닝 10탈삼진 2실점의 빛나는 피칭을 해 "강도(burglar) 같은 강심장을 지녔다"는 잭 매키언 감독의 극찬을 몸으로 입증해 보였다. 5년간 11번이나 DL에 오른 잦은 부상 경력에도 불구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베켓을 얻은 보스턴은 그가 또 한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주춧돌이 돼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켓이 플로리다의 '폭탄세일'로 팀을 옮겼다면 지난해 보스턴의 86년 무관의 한을 풀어준 라미레스는 자발적으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왔다. 지난 2001년 8년간 1억 6000만 달러를 받고 보스턴에 입단한 라미레스는 5년간 평균 35홈런 122타점을 올리며 몸값 이상을 해냈지만 그의 보스턴 생활은 한시도 순탄치 않았다.
2003년 라미레스가 "양키스에서 뛰고 싶다"는 발언으로 일파만파를 일으키자 보스턴은 그해 말 29개팀 중 누구라도 데려가라며 라미레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높은 몸값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않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당시 텍사스)와 맞바꾸는 '메가 빅딜'을 추진했지만 로드리게스의 연봉 지급 재조정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승인하지 않아 마지막에 무산됐다.
지난 7월말엔 뉴욕 메츠와 추진한 트레이드까지 어그러지면서 공은 라미레스에게 넘어왔다. 올 시즌을 끝으로 10-5 선수(풀타임 10년차 이상-현재 소속팀에서 5년 이상 뛴 선수)가 돼 트레이드 거부권을 얻은 라미레스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정식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엔 구체적으로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로 가고 싶다"며 희망 팀까지 밝혔다. 그러나 에인절스와 시애틀 모두 라미레스를 받으려는 뜻이 없어 내년 시즌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코너코 역시 2006시즌 소속팀이 미정이긴 마찬가지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2년 연속 40홈런 100타점을 올리며 화이트삭스 타선의 기둥이 된 코너코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보스턴과 디비전시리즈에서 3차전 결승홈런 등 2홈런 4타점, LA 에인절스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선 3,4차전 연속 선제 결승홈런을 터뜨리는 등 7타점을 올려 MVP에 선정됐다. 이어 생애 첫 출장한 월드시리즈에서도 분수령이 된 2차전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려 MVP 저메인 다이에 못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코너코는 화이트삭스의 4년간 5200만 달러 제의를 뿌리치고 보스턴, LA 에인절스 등과 6년 이상 장기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케니 윌리엄스 화이트삭스 단장은 최근 중견수 애런 로원드를 내주고 필라델피아에서 짐 토미를 영입, 절묘한 양수겸장의 수를 뒀다. 코너코와 재계약에 성공할 경우 지명타자 토미-1루수 코너코의 좌우 펀치를 구성하고 코너코를 놓칠 경우 토미에게 1루수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월드시리즈에서 빛나는 활약을 한 베켓과 라미레스, 코너코의 향방은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베켓은 이미 새로운 둥지를 찾았고 라미레스와 코너코가 남았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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