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KBO 총재, 어떻게 봐야 할까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11.28 11: 18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자리를 둘러싸고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KBO 박용오 전 총재가 두산그룹 ‘형제의 난’ 사태로 임기를 3개월 남짓 남겨두고 지난 25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국회부의장을 지낸 신상우(68) 씨가 후임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후임 총재직에 대한 보도에 뒤따라 야구계에서는 당연히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정치인 출신의 총재 내정설에 비판적,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정작 프로야구계는 이런 논란에는 눈을 돌리는 대신 ‘프로야구를 발전시킬 인사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프로야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시각은 그 동안 프로야구가 축구와 견주어 상대적인 박탈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1982년 출범 이후 국내 최고 인기 프로종목으로 누렸던 우월적 지위가 현저히 흔들리게 된 프로야구계의 피해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KBO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한 스포츠토토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수익금의 12.5%가 월드컵 결손액을 메우는 데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주는 야구가 부리는데’그 과실은 축구쪽이 챙겨가는 데 따른 자연스런 반발인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는 국가적인 후원으로 경기장을 신축하고 그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야구는 프로화 이후 20년 이상 낙후된 구장시설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축구장은 인천 문학구장 한 곳이 고작이다.
이와 관련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28일 ‘KBO 총재 사퇴에 따른 우리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새 총재는 먼저 낙후된 야구장과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한국야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며 프로야구 선수를 비롯한 야구인들의 염원을 대변했다.
선수협은 아울러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KBO를 되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새 총재로 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야구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구장 시설 개선에 주력할 수 있는 인사라면 환영하겠다는 뜻이다.
프로야구계는 1981년 12월 11일 초대 서종철 씨 이래 11대 정대철 씨까지 8명의 총재가 모조리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이었으나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에 따른 폐해가 심각해지자 12대 때 8개 구단이 힘을 합쳐 당시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 박용오 구단주를 총재로 옹립했다. 정치인 출신 총재 가운데 5대 이상훈 씨 이후에는 단 한 명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개인비리로 법망에 걸려들거나 장관 발탁 등으로 줄줄이 도중 하차, ‘낙하산 인사는 이제 그만’이 힘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박용오 총재가 7년간 연임하는 동안 특정 구단 편향성 시비가 일어난 데다 가장 시급한 현안인 야구장 시설 개선에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자 ‘한계론’이 득세했다. 급기야 박용오 총재가 집안 일로 물러나자 정치인 출신이라도 돔구장 건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인사라면 굳이 마다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논리가 바뀌게 됐다.
야구 발전, 이제 나라와 정치인이 나서야 할 때인가.
홍윤표 기자 chu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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