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이 아닌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건 지난 1997년 볼티모어가 마지막이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는 파업으로 시즌이 중단된 1994년을 빼면 애틀랜타가 아닌 팀이 지구 선두를 차지한 게 1993년 몬트리올이 마지막이다. 1993년은 리그당 동-서부 2개 지구이던 시절로 애틀랜타는 서부지구 소속이었다.
각각 11년과 8년 연속 동부지구 맹주로 군림해온 애틀랜타와 양키스의 아성은 같은 동부지구에 속한 다른 팀들에게 매 시즌 그리고 매 오프시즌마다 극복의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두 팀이 11년과 8년 연속 지구 패권을 차지했다는 건 추격자들의 노력이 번번히 헛수고에 그쳤다는 증거다.
내년 시즌엔 드디어 다른 그림이 그려질까. 이번 스토브리그는 양키스 애틀랜타에 눌려온 동부지구 추격자들의 대분발이 단연 돋보인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뉴욕 메츠는 카를로스 델가도를 트레이드해 온 데 이어 FA 최대어 빌리 와그너까지 4년간 4300만 달러에 영입, 약점이던 중심타선과 마무리를 한꺼번에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토론토도 5년간 4700만 달러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B.J. 라이언을 영입한 데 이어 A.J. 버넷, 브라이언 자일스 등 복수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메츠와 토론토의 발빠른 행보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한 달 가깝도록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숙적' 애틀랜타-양키스와 대조적이다. 투타에서 꼭 원하던 선수를 손에 넣은 메츠는 벤지 몰리나 등 포수 영입은 물론 내친 김에 매니 라미레스(보스턴)까지 손에 넣으려 물밑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다. 메츠의 정력적인 움직임엔 애틀랜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함은 물론 내년 독자적인 방송국 개국을 앞두고 양키스에 쏠려있던 뉴욕 팬들의 관심을 끌어오려는 이중의 포석이 깔려있다.
토론토 역시 양키스가 마리아노 리베라의 셋업맨으로 눈독을 들였던 라이언을 얻은 데 이어 역시 양키스가 외야 보강을 위해 공을 들여온 자일스까지 넘보고 있다. 토론토가 라이언에 이어 버넷까지 영입한다면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마운드는 확실히 정비되겠지만 올 시즌 100타점 타자 한 명 없었던 타선은 보강이 절실한 상태다. 어찌 됐든 토론토가 찍어놓은 선수를 양키스가 채어간 경우는 그동안 수도 없이 많았지만 올해처럼 정반대 상황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80승 82패로 5할 승률에도 미달, 나란히 95승 67패를 기록한 양키스와 보스턴에 무려 15게임차 뒤진 지구 3위에 그쳤다. 뉴욕 메츠 역시 애틀랜타는 물론 필라델피아에까지 뒤지며 플로리다와 동률 3위가 됐다. 지금까지 전력 보강만도 대단하지만 그것만으로 양키스와 애틀랜타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음달 초 윈터미팅 등 남은 오프시즌 두 팀이 얼마나 더 전력을 보강할지 그리고 이에 대해 양키스와 애틀랜타 보스턴 등 기존 강자들은 어떻게 응전할지 관심사다.
이종민 기자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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