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복귀' 고든, 다시 빛을 발할까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12.02 16: 12

톰 고든(38)이 2일(한국시간) 결국 줄무니 양키스 유니폼을 벗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고든은 지난 2년간 뛴 양키스의 2년 재계약 제의를 받아든 채 3년 계약과 마무리 복귀를 꿈꾸며 다른 팀들을 노크해왔다.
필라델피아와 3년간 1800만 달러에 계약함에 따라 고든은 시카고 컵스 소속이던 지난 2001년 이후 4년만에 풀타임 소방수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는 에드 웨이드 전임 단장이 올 시즌 중 34살의 빌리 와그너와 3년 재계약을 주저하다 시즌이 끝난 뒤 결국 와그너를 뉴욕 메츠에 뺏기고 와그너보다 4살이 더 많은 고든에게 3년 계약을 안겼다.
지난 2년간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셋업맨으로 뛰었지만 고든이 소방수로서도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88년 캔자스시티에서 선발투수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고든은 1996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뒤 1997년 중반 히스클리프 슬로컴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마무리로 변신했다. 풀타임 소방수 첫 해인 1998년 46세이브로 보스턴 팀 신기록을 세운 뒤 이듬해인 1999년 54경기 연속 구원 성공으로 메이저리그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든의 기록은 지난해 에릭 가니에가 84연속 세이브로 다시 경신했다. 두 소방수의 기록 수립 이후는 비슷하다. 가니에처럼 고든도 팔꿈치가 탈이 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2000년을 통째로 쉬었다.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재활에 여념이 없던 고든에게 댄 듀켓 당시 단장이 '재계약이 안 된 선수는 팀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해 발끈한 고든은 짐을 싸 그 길로 보스턴과 이별했다. 2001년 시카고 컵스에서 재기에 성공한 고든은 휴스턴, 화이트삭스를 거쳐 지난해 양키스와 2년간 725만 달러에 계약하며 라이벌 뉴욕에 입성했다.
지난해 80경기에서 36홀드에 방어율 2.21, 올해도 79경기에서 33홀드에 방어율 2.57를 기록하며 고든은 리베라의 충실한 셋업맨 노릇을 했다. 시속 90마일대 후반을 찍던 빠른 공은 90마일대 중반으로 떨어졌지만 두 가지 파워커브에 커터를 추가하며 지난해 피안타율 1할8푼, 올 시즌 2할3리로 타자들을 묶었다.
고든은 올 시즌 80경기에 등판해 마이크 팀린(보스턴.81경기)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투수 중 2위, 80⅔이닝을 던져 스캇 실즈(LA에인절스.91⅔이닝) 저스틴 듀크셔(오클랜드.85⅔이닝)에 이어 AL 불펜 투수 중 3위를 기록했다. 시즌 후반 피로 누적으로 고전하긴 했지만 팔꿈치나 어깨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만큼 마무리로 뛰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고든이 필라델피아에서 마무리 복귀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 탈삼진수(2003년 91개, 2004년 96개→2005년 69개)가 눈에 띄게 줄어든 고든은 삼진/볼넷 비율(2004년 4.17→2005년 2.38)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마무리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감은 셋업맨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고든이 보스턴 시절 80년대 영화 제목 에서 비롯돼 얻은 별명 '플래시(flash)'처럼 필라델피아에서도 다시 한 번 번뜩일 수 있을까. 빌리 와그너와 짐 토미 등 투타의 기둥을 떠나보낸 필라델피아가 고든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고든은 메이저리그 통산 17년간 750경기(선발 203경기)에 등판, 127승 115패 116세이브 94홀드, 방어율 3.93을 기록하고 있다.
이종민 기자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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