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고 인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눕지 않았다. 눈가의 이슬을 훔치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당당했고 팬들은 그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경기 중에는 상대 울산 선수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분명 페어플레이로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단 2년만에 결승까지 오른 선수들의 아름다운 투지로 희석되기 충분했다. 장외룡 감독이 이끄는 인천은 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지만 1.2차전 합계로는 3-6으로 패해 아쉽게도 우승컵은 울산에게 내줬다. 인천은 1차전 대패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1차전 전까지 올시즌 높은 홈경기 승률을 기록했던 인천은 큰 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이 적어서인지 막상 챔피연결정전에 들어서자 '준국가대표팀'으로 불리는 울산에 1-5로 와르르 무너졌다. 4골차를 극복하기 위한 인천의 투지는 경기에 그대로 투영됐고 결과는 2-1 승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적을 쓸 시간은 인천에게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시민구단으로 창단한 인천은 첫해 후기리그 4위로 가능성을 쏘았고 올 시즌에는 일본 '유학' 출신의 장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 컵대회를 6위로 이끈 장 감독은 K리그에서 손꼽히는 지략가답게 팔색조 전술을 선보였고 선수들은 똘똘 뭉쳐 끈끈한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전후기 통합 1위는 남들보다 한번 더 뛴 땀의 댓가였다. 넉넉치 않은 구단 재정 사정에 변변한 훈련장도 없어 1시간 15분 훈련하고 3~4시간을 이동해야 했던 인천에게는 그야말로 신기의 기량을 펼쳤다고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다. 대기업을 끼고 상대적으로 풍요롭게 준비한 상대 울산이 '골리앗'이라면 인천은 '다윗'으로 비견되기도 했다. 결과는 패배로 남았지만 전투 과정은 '다윗'의 그것도 같았다. 인천은 이날 패자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준우승으로 박수받아 충분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넘버2'는 챔피언으로 가기 위한 영광의 훈장이다. 울산=국영호 기자 iam905@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