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 일본과 주최측의 장삿속만 고려한 스케줄이다. 내년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한국 일본 대만 중국) 대진표가 6일(이하 한국시간) 확정 발표됐다. WBC를 주도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대진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3월 3일 낮 12시 대만과 첫 경기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4일 낮 12시 중국, 그리고 5일 마지막날 저녁 7시 일본전을 갖는 스케줄이다. 2라운드 진출의 최대 고비인 대만전을 첫 경기로 갖게 되는 등 대진표는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경기 시간을 살펴보면 한국과 대만에 불리한 일정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홈팀인 일본은 3경기 모두 저녁 7시에 시작하는 스케줄로 짜여진 반면 한국과 대만은 일본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낮12시 경기다. 당장 대회에 출전하는 프로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만하다. 대부분 저녁경기에 익숙해져 있는 프로 선수들은 낮12시 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달 열렸던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했던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이 오전 11시 경기를 갖고는 힘들어 했던 바 있다. 이런 불공평한 경기 스케줄은 실질적인 대회 주최측인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철저하게 흥행만을 고려해 짰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라운드 대회 장소가 일본인 점을 십분활용해 일본 관중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일본 경기는 '무조건' 야간경기로 배치한 반면 한국과 대만은 일본전을 제외하고는 다 낮경기로 돌린 것이다. 그동안 경기 스케줄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측은 "아마도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이 치열하게 눈치 싸움을 펼치고 있어 주최 측이 쉽사리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지만 정작 스케줄은 홈팀 일본과 주최 측의 수입만을 고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대만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한 상황이다. 아시아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한국 대만 일본 등 3개국의 현실을 참작했다면 이런 스케줄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친선대회도 아니고 공식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특정 팀만 특정 시간대에 경기를 치르는 경우는 없다. 일본도 최소한 중국전 정도는 낮경기로 치러야 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번 야구월드컵은 한국이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의 장삿속에 놀아나고 있는 것 같은 씁쓸한 맛을 벌써부터 느끼게 한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