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국 등 '같은' AFC 국가와 한 조 될까?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2.09 11: 51

대다수 월드컵에서 유럽은 10개국 이상 출전국을 배출시켜 지역예선에 이어 본선 조별 리그에서 늘상 서로 한 차례 칼을 겨누워 왔다. 94년 미국월드컵까지만 해도 유럽 3개국이 한 조에 들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남미는 상대적으로 출전권이 적어 초창기를 제외하고는 조별 리그에서 맞붙은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한일월드컵을 빼면 오히려 아시아 국가들은 조추첨 때마다 최하위 그룹으로 밀려나는 등 '찬밥' 신세를 받아왔다. 하지만 내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아시아 팀이 본선에서 한 조에 섞일 가능성이 생겼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들로 내년 1월 1일부터 AFC 소속 국가가 되는 호주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 호주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시드배정에서 남미 아프리카가 속한 2그룹에 들어갔다. 올해를 끝으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을 떠나는 호주는 마지막으로 오세아니아 대표로 나선 셈이다. 즉 호주는 조추첨에서는 OFC 소속이고 정작 본선이 열릴 때는 AFC 소속이다. 하지만 현재 FIFA가 조추첨에서 호주를 기존 AFC 국가들과 다른 조에 배정할 것이라는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어 차라리 호주가 속한 2그룹에 7개국만 배정하고 7개국만 배정된 4그룹에 호주를 넣는 게 AFC의 변화에 발맞추는 편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럴 경우 1, 3그룹에 들지 못한 유일한 유럽 국가라는 이유로 스페셜 포트에 배정된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위상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FIFA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한 호주는 10일 조추첨 결과에 따라 내년 월드컵서 같은 AFC 소속인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 등 기존 아시아 강국 중 한 나라와 '화끈한' 신고식을 치를 수도 있게 됐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굵직굵직한 대회마다 맞닥뜨릴 이들이 월드컵에서 '충돌의 서막'을 알리게 된 것이다. 확률은 ⅛이다. 특히나 호주와 한 조에 속하는 데 민감한 팀은 아무래도 한국으로 꼽힌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을 지도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번에는 호주의 사령탑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일월드컵 4강에 이어 또다른 신화를 쓰려하는 한국에게는 주요 외신으로부터 상위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호주가 아무래도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히딩크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는지 숨김없이 속내를 드러냈다. 9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히딩크는 FIFA가 주최하는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한국과 한 조가 되고 싶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마찬가지로 3개 대회 연속 4강을 노리고 있는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한국의 전력을 훤하게 꿰고 있는 터라 16강 제물로 놓칠 수 없다는 눈치다. 하지만 한국은 호주를 두려워 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호주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30년 동안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는 사실은 최정상급은 아니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역대 전적에서는 5승 7무 7패로 호주에 뒤지지만 가장 최근 대결인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90년대 이후 전적만 보면 한국은 5승 1무 2패로 우위에 있다. 한국의 전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점도 한 몫 한다. 현지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다른 나라들도 한국을 어려운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 과소평가하지는 말자"고 말한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같은 AFC 국가로 월드컵 무대에서 한 조가 돼 싸우게 될 가능성도 흥미롭지만 만약 성사될 경우 한국에는 적어도 '승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호주와의 한판 대결에 무엇보다도 큰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조별 리그 4개국 구성상 한국이 반드시 이겨야 할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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