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현재까지 드러난 상대의 전력은 마음을 놓게 할 수도, 졸이게 할 수도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서 나란히 한국에 덜미를 잡혔던 유럽의 대표적인 강호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스페인은 미소가 만면에 가득했고 이탈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10일(한국시간) 열린 독일월드컵 조추첨에서 스페인은 우크라이나, 튀니지, 사우디 등 비교적 손쉬운 H조에 속하게 된 반면 E조로 들어간 이탈리아는 가나 미국 체코 등 까다로운 팀들과 한 배를 타게 됐다.
튀니지와 이란은 각각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로 스페인이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다는 평이고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AC 밀란)가 포진해 있는 우크라이나는 이번이 월드컵 첫 출전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스페인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스페인 대표팀의 비센테 로드리게스(발렌시아)는 "매우 운이 좋다. 대진운이 너무 좋다"며 "방심하지 말고 전력을 끌어올려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려워 할 것도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이 월드컵 두 째 출전인 호아킨 산체스(베티스)은 "16강 진출이 가능한 대진이다. 어떤 팀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면서 "전승을 거둘 수 있을 정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내년 독일월드컵에서 스페인의 골잡이 역할을 하게 될 페르난도 토레스(A.마드리드)는 "충분히 쉬운 상대들이지만 과거에도 깜짝 이변은 일어났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반면 자신들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 수 위인 체코(2위)와 미국(8위)을 상대하게 되는 이탈리아(12위)는 표정이 밝지 않다. 아프리카의 신흥강호 가나(50위)도 수월하지 않는 상대다.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실망스럽지 않다. 만족한다"고 애써 태연해 하면서도 "상대가 전부 강한 팀들로 쉽지 않은 조에 속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피파 랭킹이 뒤진다는 점은 크게 문제가 안된다는 그는 "우리가 체코와 미국보다 어떤 면에서도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더 낫다고도 할 수도 없다"면서 "전력이 향상되고 있고 내년 월드컵 전까지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의 해설을 맡고 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잔루카 비알리와 파올로 로시는 "쉽지 않게 됐다"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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