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승 29패. 삼성화재가 1995년 창단 후 11년간 각종 공식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지난해까지 77연승을 달리는 등 300번 가깝게 경기를 한 가운데 29패를 했지만 그 중 연패는 단 한 번도 없었다. 2경기 연속 패전뿐 아니라 특정 팀을 상대로도 내리 져본 일이 한 번도 없다. 남자배구 패권을 9년 연속 지켜온 9연패(連覇)의 신화 만큼이나 '11년 무연패(連敗)'도 경이적인 기록이다. 1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2005~2006 V-리그 삼성화재-현대캐피탈과 시즌 첫 대결. 전날 LG화재에 충격의 0-3 완패를 당한 삼성화재는 지난 봄 2005 V-리그에서 삼성화재에 3패나 안긴 현대캐피탈과 곧바로 맞부딪쳐 무연패 기록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용병 레프트 숀 루니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1세트 17-12로 앞서나가자 '신화의 종말'이 임박해 보였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1세트를 25-23 뒤집기로 따낸 뒤 기세를 몰아 3,4세트를 내리 잡아 세트 스코어 3-1의 완승을 거뒀다. 김세진이 발목 부상으로 거의 벤치를 지킨 가운데 장병철(25점)-이형두(22점) 쌍포가 불을 뿜었고 손재홍(10점) 고희진 등 백업 요원들이 빛나는 활약을 했다. 손가락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았는데도 출장을 강행하고 있는 신진식의 리베로급 수비도 눈부셨다. 교체가 결정된 용병 아쉐를 한 번도 기용하지 않고도 루니가 17점을 올린 현대캐피탈을 제압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아침에 선수들에게 '연달아 진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라고 얘기했다"며 "어제 (LG화재에)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지고 난 뒤 패인을 분석하면서 선수들이 배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달은 것 같다. 집중력이 살아나서 이겼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올 시즌 우리 팀 공격력이 무뎌져서 걱정이 많은데 이형두가 공격과 경기 운영, 리시브 서브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상당히 좋아져서 힘이 된다"며 "높이가 달리고 나이도 많은 우리가 이기는 길은 집중력과 응집력뿐"이라고 말했다. 장병철은 "어제 지고 나서 선수들끼리 자기를 버리고 뭉쳐보자고 얘기했다. 어제와 오늘은 리듬이나 분위기나 180도 달라졌다"며 "다른 팀들의 전력이 좋아진 반면 우리 팀은 선수들이 노쇠화하면서 공격 성공률이 떨어져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9연패를) 해본 저력이 있으니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의 역대 전적은 265승 29패가 됐다. '무(無)연패 기록'은 아직도 유효하다. 대전=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