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한국 사회와 정반대로 가나. 노무현 대통령은 필생의 업으로 '지역주의 극복'임을 천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하고 모든 것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뿌리깊은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정치와 사회 분야에서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의식있는 지도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시점이지만 스포츠 특히 프로야구는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어 논란이 일 조짐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2003년 6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당시 중학교 3학년(현 고등학교 2학년) 선수가 프로의 지명대상이 되는 2006년부터 1차지명 선수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2년 6개월 전 프로야구 회생책의 하나로 결정했던 이 방안의 실시 시점이 코 앞에 다가오면서 몇몇 구단들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방안의 시행에 반대하고 있는 구단들은 '시대가 변한 마당에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프로야구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미 프리에이전트(FA) 제도의 실시로 지역주의 기반은 없어진 셈이다. 또 몇몇 지역은 유망주가 많은 반면 몇몇 지역은 선수가 없어 전력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8개구단 단장들은 지난 13일 부산에서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15일에도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조찬 모임을 갖고 쟁점들을 조율했다. 현재는 지역주의에 바탕을 둔 1차지명 선수를 2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찬반이 반반으로 팽팽하게 맞서 있어 쉽사리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찬성하는 구단들은 '일단 시행해 본 뒤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주장들을 펼치고 있고 반대하는 구단들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눈 앞에 문제가 보이므로 당장 철회해야 한다. 또 1차지명 선수 확대로 신인들 몸값이 대폭 오를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찬성 구단은 유망주가 비교적 풍부한 서울 팀(LG 두산) 수도권 팀인 SK, 부산의 롯데, 광주의 기아 등이고 아마추어 선수층이 얇은 현대 한화 삼성 등이 반대 구단들이다. 그 중에서도 현대의 반대 입장은 절박하다. 현대는 2000년 이전 연고지인 인천을 SK에 내주고 수원구장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바람에 최근 4년간 1차지명 신인을 선발할 수 없었다. 인천 '입성금'으로 SK에서 받은 54억 원을 서울 구단에 주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1차지명 선수가 2명으로 확대되면 현대로서는 선수 수급에 더욱 큰 차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현대가 연고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1차지명 2명안이 시행될 경우 현대의 전력은 수 년 안에 크게 약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이유로 현대는 1차지명 2명 확대안에 대해 결사 반대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현대와 처지가 비슷한 반대 구단들도 '상대적인 전력 약화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지역주의로의 회귀'를 명분 삼아 찬성 구단들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구단은 차제에 1, 2차 지명 대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대 구단들은 단장 회의에서 1차적으로 문제를 삼은 데 이어 이사회에 다시 한 번 논의를 요구할 태세다. 또 박용오 전 총재의 바통을 이어 받을 새 총재가 취임하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 재검토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하고 있다. 현대와 SK간의 연고권 다툼과 함께 프로야구의 핫이슈로 떠오른 1차지명 확대안이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