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스, 메츠를 '징검다리'로 이용할까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12.23 09: 36

월드시리즈가 끝나자마자 보스턴에 트레이드를 요구한 매니 라미레스(33)의 소망은 이뤄질까. 트레이드 논의 자체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라미레스가 뉴욕 메츠행 트레이드도 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는 23일(한국시간) 라미레스가 보스턴 구단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를 추진하지 않고 있는 데 분개해 하고 있어 스스로 돌파구를 열기 위해 메츠행도 받아들일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10-5 선수'(메이저리그 10년차 이상-현재 소속팀에서 5년 이상 뛴 선수)로 모든 트레이드를 거부할 권리가 있는 라미레스는 그동안 LA 에인절스, 시애틀, 볼티모어 등을 희망 팀으로 꼽으며 "뉴욕에선 뛰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라미레스가 마음을 바꾸더라도 중견수 자니 데이먼을 잃고 유격수와 1루수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보스턴이 그를 내보낼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시점에서 보스턴이 라미레스를 얻는 대가로 받길 원하는 메츠 선수는 중견수 카를로스 벨트란이나 유격수 호세 레예스 정도다. 벨트란도 레예스도 메츠가 꺼내들기 힘든 카드다.
1년 전부터 라미레스를 '짝사랑'해 온 오마르 미나야 메츠 단장으로선 트레이드 카드가 맞춰지더라도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라미레스의 본심을 읽는 것이다. 지난 2001년 보스턴과 8년간 1억 6000만 달러에 계약한 라미레스는 올 겨울 트레이드될 경우 '다년계약 중 트레이드된 선수는 이적 첫 해 시즌이 끝난 뒤 한 차례 트레이드를 요구할 수 있다'는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다. 즉 메츠로 옮기더라도 2006시즌이 끝나자마자 재차 트레이드를 요구할 수 있다.
"절대 뉴욕으로 가지 않겠다"던 라미레스가 메츠행도 수락하려는 속내가 혹시 메츠를 징검다리로 이용해 일단 보스턴 탈출을 이루려는 것이라면 메츠로선 위험천만한 일이다. 재트레이드를 요구한 다년계약 선수를 트레이드시키지 못할 경우 해당 선수는 자동으로 FA로 풀리게 된다. 벨트란이든 레예스든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영입할 수 있는 라미레스를 아무 보상 없이 FA로 풀어줘야 하는 최악의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얼마 전 하비어 바스케스는 애리조나에 트레이드를 공식 요구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을 성사시킨 바 있다. 바스케스도 2004시즌에 앞서 양키스와 4년간 4500만 달러에 계약했지만 1년만에 애리조나로 트레이드돼 재트레이드 요구 권리를 얻었고 이를 행사한 것이다. 바스케스는 2006~2007시즌 남은 연봉이 2400만 달러다. 트레이드가 무산돼 FA가 되더라도 그 정도 액수 또는 남은 2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트레이드를 요구할 수 있었다.
앞으로 3년간 5700만 달러가 남은 라미레스는 말할 것도 없다. 메츠든 어떤 팀이로든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라미레스는 십중팔구 자신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새로 옮긴 팀이 마음에 안 들든지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재트레이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평균 연봉 1900만 달러는 엄청난 액수지만 최고의 타점머신으로 자리를 굳힌 라미레스가 따내기 어렵지 않은 액수다.
트레이드 카드가 여의치 않은 것 말고도 메츠가 라미레스 트레이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라미레스만 영입한다면 일거에 타선을 일신할 수 있겠지만 선뜻 손대기엔 그는 너무나 '위험한 물건'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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