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에르난데스, '최연소 사이영상' 가능할까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12.27 16: 06

메이저리그 최다승 투수 사이 영(511승)의 사망 이듬해인 1956년 그를 기념해 사이영상이 제정된 이래 역대 최고령 수상자는 로저 클레멘스(43)다. 클레멘스는 은퇴를 번복하고 휴스턴에서 뛴 지난해 생애 7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며 만 42세로 1978년 게일러드 페리(당시 40세)의 최고령 기록을 2년이나 늘렸다.
역대 최다-최고령 수상자인 클레멘스의 복귀 여부가 불투명한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팬들은 최연소 사이영상의 탄생을 목도할 수 있을까. 기대주는 물론 '킹 펠릭스' 펠릭스 에르난데스(19.시애틀)다. 그가 지난 3년간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최연소 사이영상의 기대가 결코 호들갑은 아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 2002년 7월 만 16세 생일을 지나자마자 시애틀과 입단 계약한 에르난데스는 2003년 싱글A, 2004년 더블A, 올 시즌 전반 트리플A 등 빅리그를 향한 계단을 불과 2년 여만에 성큼 뛰어오르며 지난 8월 초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8월 5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와 데뷔전 선발 등판에서 5이닝 3피안타 1실점(패전)을 기록한 에르난데스는 8월 10일 미네소타와 두 번째 경기에선 8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고 8월 16일 캔자스시티전에선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8이닝 1실점으로 연승을 달렸다.
에르난데스는 9월 들어 12일 볼티모어전(7이닝 6실점) 17일 텍사스전(3이닝 5실점)에서 잇달아 패배를 맛봤지만 22일 토론토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따낸 데 이어 시즌 마지막 등판인 9월 28일 텍사스전에선 9이닝 2실점 완투로 루키 시즌의 마침표를 찍었다.
에르난데스는 꾸준히 시속 98마일(158km)을 찍는 광속구에 140km에 육박하는 고속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3가지 변화구를 모두 자유롭게 구사하며 4승 4패 방어율 2.67의 빅리그 첫 해 성적을 남겼다. 두달을 뛰었을 뿐이지만 피안타율 2할3리, 피출루율 2할6푼3리, 9이닝당 탈삼진 8.22개 등의 기록은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팀 방어율 리그 8위(4.49)에 그치며 2년 연속 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시애틀은 에르난데스를 기둥으로 새 집을 지으려 하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베네수엘라 대표 차출에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관철시킨 것도 그런 이유다. 사임한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수코치의 후임으로 멜 스토틀마이어 등 외부 인사 영입도 고려했지만 올 시즌 트리플A 타코마에서 에르난데스를 직접 지도하는 등 8년간 시애틀 마이너리그에 몸담아온 라파엘 차베스를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상 최연소 사이영상 수상 기록은 1985년 드와이트 구든이 세운 만 20세 11개월이다. 뉴욕 메츠에서 데뷔 2년차이던 구든은 24승 4패 방어율 1.53의 경이적인 성적으로 다승과 방어율 탈삼진 타이틀을 휩쓸어 1위 표 24개를 모두 얻는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만 19세로 내년 시즌을 시작하는 에르난데스가 구든의 2년차 신화를 재현한다면 구든의 최연소 사이영상 기록을 5개월 단축하게 된다. 내년이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 해가 될 에르난데스에겐 너무나 벅찬 목표이긴 하지만 가슴 설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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