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득점권 피안타율은 '클레멘스급'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2.27 17: 20

투수의 꿈은 퍼펙트게임이다. 퍼펙트가 아니라면 노히트노런, 노히트가 깨지면 완봉 완투를 노리게 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빼어난 투수라도 매 게임 완투 완봉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매 타자에게 똑같은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위기에 몰렸을 때, 주자가 나갔을 때 더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하는 투수가 뛰어난 투수다. 지난 2005시즌 메이저리그에선 누가 가장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을까. 방어율 피안타율 WHIP(이닝당 출루허용 주자) 등 여러가지 기준이 있지만 '잔루율'도 훌륭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을 때 적중률이 높은 타자가 클러치 히터라면 주자의 홈인을 허용하지 않는 투수가 진정한 승부사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에 따르면 올 시즌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의 '잔루율'(LOB %)을 분석해본 결과 호르헤 소사(애틀랜타)와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제로드 워시번(LA 에인절스) 로이 할러데이(토론토) 앤디 페티트(휴스턴)가 상위 5걸에 랭크됐다. 자신이 내보낸 주자 중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잔루로 처리하는 비율을 뜻하는 '잔루율'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투수 평균은 71.5퍼센트였다. 반면 올 시즌 애틀랜타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간 소사는 무려 85.1%의 잔류율을 기록, 주자 10명을 내보냈을 때 채 두 명도 홈인을 허용하지 않았다. 클레멘스의 잔루율은 82.3%, 워시번 81.8%, 할러데이 81.5%, 앤디 페티트 79.7%로 뒤를 이었다. 소사가 주자만 나가면 더 짠물 피칭을 한다는 건 다른 기록으로도 확인이 된다. 올 시즌 주자가 없을 때 소사의 피안타율은 .278에 달했지만 '득점권 피안타율' 즉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을 때 피안타율은 .194에 그쳤다. 2위 클레멘스 역시 주자 없을 때 .214, 주자 득점권 시 .138로 방어율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원천이 집중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 LA 에인절스를 떠나 시애틀로 옮긴 워시번은 올 시즌 주자 없을 때 .279, 주자 득점권 시 .238로 이 부문서도 괜찮았다. 시애틀이 4년간 3750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다. 하지만 에인절스가 워시번을 떠나보낸 것도 홈 경기 등판 성적이 나쁘다는 것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 2002~2004년 세 시즌 동안 워시번은 주자 없을 때 피안타율 .259, 주자 득점권 시 .262로 위기에서 썩 인상적이지 못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잔루율이 가장 떨어진 투수는 호세 리마(캔자스시티)로 60.7%에 그쳤다. 마크 헨드릭슨, 노모 히데오, 세스 매클렁 등 탬파베이 투수 3명이 2~4위에 올랐고 커크 리터(샌프란시스코)가 5위를 기록했다. 탬파베이는 퇴출된 노모까지 3명이나 5위 안에 포함돼 메이저리그 최악의 마운드(방어율 5.39로 30개팀 중 캔자스시티에 이어 29위)가 불운 탓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잔루율과 피안타율을 살펴보면 서재응(뉴욕 메츠)가 단연 가장 뛰어난 피칭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서재응은 100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엔 못 끼었지만 잔루율 84.8%로 리그 정상급을 기록했고 피안타율도 주자 없을 때 .262, 주자 있을 때 .234, 주자 득점권시 .149로 위기에선 거의 '클레멘스급' 피칭을 했다. 반면 박찬호(샌디에이고)는 주자 없을 때 피안타율 .269, 주자 있을 때 .319, 주자 득점권시 .326으로 핀치에 몰릴수록 투구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김병현(콜로라도)은 각각 .275, .275, .257로 안정적이었지만 김선우(콜로라도)는 .273, .318, .333으로 고비에서 박찬호처럼 자주 무너져 내린 흔적을 남겼다. ■ 2005 메이저리그 잔루율 베스트-워스트 5걸 ▲상위 5걸(팀) 잔루율 피안타율(주자 없을 때-주자 득점권 시) 호르헤 소사(애틀랜타) 85.1% .278 - .194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82.3% .214 - .138 제로드 워시번(에인절스)81.8% .279 - .238 로이 할러데이(토론토) 81.5% .233 - .188 앤디 페티트(휴스턴) 79.7% .227 - .203 ▲하위 5걸 호세 리마(캔자스시티) 60.7% .285 - .350 세스 맥클렁(탬파베이) 61.2% .211 - .296 노모 히데오(탬파베이) 62.2% .289 - .328 마크 헨드릭슨(탬파베이) 62.2% .303 - .338 커크 리터(샌프란시스코) 62.3% .274 - .315 ※한국인 투수 성적 서재응(뉴욕 메츠) 84.8% .262 - .149 김병현(콜로라도) 73.2% .275 - .257 김선우(콜로라도) 73.1% .273 - .333 박찬호(샌디에이고) 62.0% .269 - .326 *김선우 박찬호의 잔루율은 각각 콜로라도, 샌디에이고 이적 후 기록.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