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판에 '일류(日流)' 바람 거세다
OSEN U05000018 기자
발행 2005.12.30 09: 22

프로야구판에 일본 바람이 거세다.
한동안 뜸했던 재일동포 선수, 일본인 코치 등 일본야구 출신의 한국 프로야구행이 줄을 잇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재일동포 선수 및 일본인 코치들이 자천타천으로 한국을 찾았다면 현재는 각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 일본야구 출신들을 영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롯데가 지난 29일 일본인 야나기타 시카토 씨를 작전 및 주루 코치로 영입한 것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종료 후 각 구단이 앞다투어 일본출신들을 데려왔다. 롯데는 27일에도 롯데 마린스에서 활동하던 재일동포 출신 야수인 김용강(28·일본명 아마노 유고)을 입단시킨 바 있다. 김용강은 2006년 연봉 800만 엔(약 8000만 원)에 계약했다.
LG도 지난 11월 일본인 투수 인스트럭터 가토 하지메와 트레이닝코치 우토 히로유키를 영입했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도 코치로 활동했던 가토 코치는 2002년 LG에서 시작해 SK로 건너갔다가 복귀한 셈이 됐다.
또 SK는 지난 5일 내야수 시오타니 가즈히코와 계약금 500만 엔(약 4273만 원), 연봉 2300만 엔(약 1억 9655만 원)에 계약해 눈길을 끌었다. 시오타니는 프로야구 최초의 일본인 타자로 뛰게 됐다.
이처럼 한국 프로야구에 때아닌 '일류'가 몰아치게 된 진원지는 삼성이다. 삼성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맹활약했던 선동렬 감독이 2004년 투수코치로 부임하면서부터 일본인 코치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올해 하나마쓰 트레이닝 코치를 포함해 3명의 일본인 코치가 활동하면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움을 줬다.
선 감독은 일본인 코치를 쓰게된 배경에 대해 "일본야구에 비해 투타의 기술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크게 뒤질 게 없지만 트레이닝 기법은 아무래도 일본이 앞서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인 하나마쓰 트레이닝코치를 영입한 뒤 선수들의 체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또 "내가 일본에 처음 가서 한국식으로 운동을 했더니 당시 선수들이 60년대 하던 방식이라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장기레이스를 소화하려면 기술보다 더 중요한게 체력"이라며 트레이닝 분야에서 일본야구가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설명했다.
선동렬 감독은 올 시즌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일본의 앞선 트레이닝법 덕분에 선수들의 부상이 훨씬 줄었다"며 일본인 코치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밝혔다.
이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그 후 각 구단이 일본인 코치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트레이닝 코치를 모셔오는 데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코치뿐만 아니라 올해는 재일동포 및 순수 일본인 선수까지 수입돼 거센 '일류'를 실감케 하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였던 80년대에 장명부 김일융 고원부 등 걸출한 재일동포 출신들이 한바탕 바람을 일으켰던 재일동포 선수의 국내진출은 한 동안 잠잠했다. 일본의 2군 혹은 1.5군 선수가 한국의 프로야구에 도전했지만 갈수록 한국야구의 수준은 높아져 성공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막혀 있던 물꼬를 롯데 김용강이 오랜만에 튼 셈이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에서 쟁쟁한 실력을 과시했던 일본인 선수가 용병으로 국내야구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SK의 시오타니는 2003년 두산에서 활동한 첫 일본인 투수 이리키에 이은 2번째 일본인 선수 수입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와 비교하면 이제는 선수는 물론 일본야구의 정교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것이 특색이다. 대표적인 것이 체력 담당인 트레이닝 코치의 영입이다.
야구에서 한 발 앞선 일본의 좋은 점을 배울 필요는 있지만 무조건 '너도나도' 따라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일본인 코치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한국인 코치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이제는 유행처럼 번진 한국 프로야구판에 '일류(日流)'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박선양 기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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