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메이저리그의 '10가지 추억'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12.31 11: 15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또 하나의 저주가 깨진 2005시즌이 저물어간다. 는 31일(한국시간) '2005년이 남긴 10가지 추억들'을 선정했다.
①스테로이드 청문회와 팔메이로 파문
호세 칸세코가 자서전으로 메이저리거들의 약물 복용을 폭로한 뒤 마크 맥과이어와 라파엘 팔메이로 등이 줄줄이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증언대에서 결백을 주장한 팔메이로는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사상 4번째 500홈런-3000안타의 대기록을 완성했지만 채 한달도 안 돼 금지 약물 검사에 적발돼 10일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의혹의 눈초리를 받은 배리 본즈가 무릎 부상을 이유로 시즌을 거의 통째로 결장한 가운데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의회의 압박을 등에 업고 약물 검사에서 3번 적발되면 영구 제명하는 '삼진아웃제'를 관철시켰다.
②저주는 끝났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밤비노의 저주를 푼 지 1년만에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블랙삭스 스캔들'의 저주를 풀고 8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최초의 감독 아지 기옌이 이끄는 화이트삭스는 시즌 개막부터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로 뛰쳐나갔지만 시즌 후반 부진, 클리블랜드의 맹추격을 가까스로 뿌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시리즈 정상까지 내달렸다.
폴 코너코와 스캇 퍼세드닉, A.J. 피어진스키와 바비 젱크스, 조 크리디까지 수많은 인간 승리 드라마들이 있어 화이트삭스의 우승은 더 다채로웠다.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서 사상 초유의 4연속 완투승을 따낸 막강 선발진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다.
③양키스 대 양키스
양키스를 떠나 휴스턴에서 다시 뭉친 로저 클레멘스와 앤디 페티트는 나란히 방어율 메이저리그 전체 1,2위를 차지하며 애스트로스를 팀 창단 후 44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올렸다. 월드시리즈에서 이들을 맞은 건 양키스에서 메이저리그 첫 발을 내딛은 두 쿠바 출신 투수 호세 콘트레라스, 올란도 에르난데스였다.
양키스 시절 '10월의 사나이'였던 에르난데스는 카메오에 그쳤지만 콘트레라스는 화려하게 비상했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8연승으로 클리블랜드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일등공신이 된 콘트레라스는 LA 에인절스와 리그챔피언십시리즈 최종 5차전 완투승에 이어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잇달아 승리를 따내 쿠바의 영웅에서 시카고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④수도 귀환, 꿈을 이루다
세계 정치의 중심이지만 야구에 관한 한 '불모지'였던 워싱턴으로 34년만에 메이저리그 팀이 귀환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로 변신을 이끈 지휘자는 프랭크 로빈슨 감독이다. 로빈슨은 시즌 초반 '지키는 야구' '짜내기 야구'로 지구 선두를 달리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부상자 속출과 물방망이 타선 탓에 내리막을 걸었다.
칠순의 나이에도 불같은 성격 그대로인 로빈슨 감독은 지난 6월 LA 에인절스 전에선 스무 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나는 마이크 소시아 감독과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⑤클리블랜드-애틀랜타의 '영 파워'
1990년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를 5년 연속 제패한 최강 군단을 해체한 뒤로 리빌딩에 전력해온 클리블랜드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자니 페랄타와 그래디 사이즈모어, 트래비스 해프너와 클리프 리, 코코 등 주전 대부분이 20대로 이뤄진 클리블랜드는 화이트삭스에 막혀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지만 시즌 막판 무서운 힘을 보여주며 '가장 균형잡힌 팀'이라는 극찬을 들었다.
애틀랜타가 1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이룬 원동력도 젊음이다. 제프 프랭쿠어와 브라이언 매캔, 윌슨 베테밋, 라이언 랭거한스 등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 속속 가세하면서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흔들리던 팀을 건져냈다.
⑥A로드-푸홀스, MVP 등극
배리 본즈의 그늘도 영원히 그를 가릴 순 없었다.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가 메이저리그 초유의 데뷔후 5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우며 만장일치 신인왕에 오른 지 5년만에 내셔널리그 MVP에 등극했다. 푸홀스는 휴스턴과 리그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기적적인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2005시즌에 장엄한 마침표를 찍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양키스 입단 후 2년만에 아메리칸리그 MVP를 거머쥐며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선수의 체면을 지켰다. 로드리게스는 48개로 리그 홈런왕에 오르며 조 디마지오(46개)의 양키스 오른손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스스로 "개같이 플레이했다"고 털어놓은 플레이오프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⑦고개 숙인 '먹튀'와 빛난 스타들
아드리안 벨트레와 칼 파바노, 에드가 렌테리아, 칼 파바노, 알폰소 소리아노, 코리 페터슨 등등. 2005시즌 실망을 안겨준 선수들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환호와 감동을 안겨준 선수들이 더 많았다. 데이빗 라이트와 데이빗 오르티스, 마크 테셰이라와 제이슨 베이, 돈트렐 윌리스와 데릭 리, 로이 오스월트, 바비 아브레우, 앤드루 존스와 미겔 카브레라, 호안 산타나가 그들이다.
현역 최고의 좌완 랜디 존슨과 떠오르는 샛별 펠릭스 에르난데스의 불꽃 튀는 맞대결(9월 1일 경기)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은 명승부였다.
⑧무대 뒤로 사라져가는 별들
로저 클레멘스는 43살의 나이에 데뷔 후 가장 좋은 방어율 기록을 세웠지만 쓸쓸히 사라지거나 퇴장을 준비 중인 스타들도 많았다. 래리 워커와 로베르토 알로마, 존 올러루드가 그들. 마이크 피아자와 프랭크 토머스, 제프 배그웰과 버니 윌리엄스, 케빈 브라운도 은퇴의 기로에 서거나 마지막 불꽃을 태울 채비를 하고 있다.
⑨예비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의 맹활약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헌액이 유력한 스타들은 올 한해도 최고-최후의 목표를 향해 진군을 이어갔다. 마리아노 리베라와 페드로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과 매니 라미레스, 게리 셰필드와 켄 그리피 주니어가 맨 앞에 섰고 한발짝 뒤를 그렉 매덕스와 크레이그 비지오, 톰 글래빈이 따랐다.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치퍼 존스도 곧 이 대열에 가세할 수 있을까.
⑩뜨거운 스토브리그
LA 다저스의 기묘한 감독-단장 연속 경질과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의 재계약 거부로 막을 연 스토브리그의 열기는 여느 해 못지 않다. 토론토가 특급 투수 두 명(A.J. 버넷, B.J. 라이언)과 타자 둘(트로이 글로서, 라일 오버베이)을 영입, 선두주자로 나선 반면 플로리다는 2차 폭탄세일을 감행했다. 빌리 와그너를 얻은 뉴욕 메츠는 카를로스 델가도와 폴 로두카를 영입, 폭탄세일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화이트삭스는 폴 코너코를 지킨 데 이어 짐 토미와 하비어 바스케스를 얻어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에 플러스 알파를 보탰다. 매니 라미레스와 미겔 테하다라는 '메가 빅딜'급 카드가 여전히 트레이드 시장을 어른거리고 있어 스토브리그는 앞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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