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미국에 진출한 뒤 오로지 뉴욕 메츠 한 팀에서만 뛰어온 서재응(29)이 5일(한국시간) LA 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애런 헤일먼과 빅토르 삼브라노, 크리스 벤슨 등 선발요원 절반 이상을 트레이드 물망에 올렸던 메츠는 결국 서재응 카드를 뽑아들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게 팀을 옮기는 트레이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박찬호(샌디에이고)와 김병현 김선우(이상 콜로라도) 최희섭(LA 다저스) 등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장한 한국 선수들 중 서재응과 이제 갓 첫 발을 내딛은 추신수(시애틀)을 제외하곤 모두 팀을 옮긴 경험이 그것도 각각 두 번씩이나 있다. 2001년 말 FA 자격을 얻어 5년간 6500만 달러에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를 빼곤 모두 본인의 뜻과 상관 없는 트레이드였다.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나 트레이드가 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소속 팀에서 필요 없다고 판단될 때 또는 상대 팀에서 탐낼 만한 실력을 갖췄을 때, 아니면 두 가지 모두일 때 이뤄진다. 지난해 7월말 박찬호의 샌디에이고행이 첫째라면 서재응의 다저스행은 다분히 둘째의 경우다.
메츠는 이번 오프시즌 시작부터 여유가 있는 선발 투수를 내주고 취약지구인 불펜이나 타선 보강을 꾀해왔다. 하지만 들쭉날쭉 기복이 심한 삼브라노나 비싼 몸값에 비해 신통치 않은 벤슨은 아예 트레이드 카드로 먹혀들지 않거나 성사 직전에 무산이 됐다. 결국은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서재응이 희생양이 됐다.
따라서 서재응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결코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뉴욕만큼이나 친근한 LA는 서재응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1998년 초 우여곡절 끝에 메츠에 입단한 서재응은 이듬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절치부심한 끝에 2002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광주일고 1년 후배 김병현이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그 순간에도 서재응은 플로리다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재활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그만큼 서재응에겐 첫 입단 팀 메츠에서 메이저리그 스타로 우뚝 서겠다는 꿈이 있었다.
이제 그 꿈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 됐다. 대신 LA 다저스라는 새로운 무대가 서재응에게 다가왔다. 뉴욕 다음으로 큰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도전에 나서게 됐다는 의미도 있지만 서재응이 온갖 시련과 견제를 딛고 메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하길 바랐던 이들에겐 아쉽기 그지 없는 일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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