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늘인 집과 차는 다시 줄이기 쉽지 않다. 프로야구 FA 선수 연봉도 마찬가지다. 한번 오름세를 탄 몸값을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FA 미계약자 중 최대어인 박재홍(33)이 5일 원 소속 구단인 SK와 4년간 옵션 포함 최대 30억 원에 계약했다. 30억 원은 올 FA 중 장성호가 기아에서 받은 4년간 42억 원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이로써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FA를 선언한 14명 중 9명이 계약을 마쳤다. 송지만과 전준호(이상 원소속팀 현대) 김창희 전상렬 홍원기(이상 두산) 등 5명이 남아있는 가운데 9명의 계약액만 159억 6000만 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연봉만 5억 9850만 원(옵션 포함)이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FA 시장이 열리자 프로야구계는 사상 최악의 흉작을 예견했다. 장성호가 4년 42억 원 대박을 터뜨렸지만 원 소속팀과 독점 협상 마감일에 14명 중 8명이나 재계약에 실패하자 '드디어 FA 시장에 거품이 빠진다'는 소리가 구단 안팎에서 들려왔다.
그러나 거품은 빠지지 않았다. 판단의 기준에 따라선 거품이 더욱 차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3년간 17억 원을 제의받은 송지만 등 남은 FA 미계약자 5명의 몸값이 구단 제시액 기준으로도 30억 원에 달한다. 최악의 흉작이라던 FA 시장이 결국은 총액 190억 원을 넘는 돈잔치로 결말이 나게 됐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처음 문을 연 2000년 계약 총액 24억 2500만 원으로 시작, 2001년 58억 6800만 원, 2002년 63억 2000만 원으로 꾸준히 덩치를 키워왔다. 2003년 44억 원으로 진정되는 듯했지만 2004년 무려 201억 7000만 원으로 껑충 뛰어올랐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액인 202억 9600만 원이라는 뭉칫돈이 FA 선수들에게 풀렸다.
이렇다 할 대어가 없다고 8개 구단이 의견 일치를 본 올 FA 시장도 결국 2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마무리돼 가고 있다. 줄어들 줄 모르는 FA들의 몸값을 염려한 것이라면 "이대로 가다간 프로야구 다 망한다"는 김응룡 삼성 사장의 발언은 유효해 보인다.
■ FA 선수 계약 현황
송진우(한화 잔류) 2년 14억원
양준혁(삼성 잔류) 2년 15억원
이종범(기아 잔류) 2년 18억원
위재영(SK 잔류) 3년 8억원
박재홍(SK 잔류) 4년 30억원
장성호(기아 잔류) 4년 42억원
김대익(삼성 잔류) 2년 2억 6000만원
정경배(SK 잔류) 3년 16억원
김민재(한화 이적) 4년 14억원
*송지만 전준호(이상 현대) 전상렬 홍원기 김창희(이상 두산)은 미계약.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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