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거 있습니까. 용병 한 명한테 놀아난거죠"(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지난 9년간 남자배구 정상을 호령해온 '무적함대' 삼성화재가 외국인 선수 한 명에게 무너졌다. 현대캐피탈 용병 레프트 숀 루니(24.206cm)가 11년이나 이어져온 삼성화재의 무연패 신화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2005~2006 KT&G V-리그 3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루니는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점 없는 스파이크와 블로킹, 위력적인 서브로 코트를 휘저으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루니는 김세진의 공격을 두 차례 가로막는 등 블로킹 2개, 서브 득점 1개 등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점을 뽑아내며 지난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게 패한 삼성화재에게 팀 창단후 첫 특정 팀 상대 연패라는 뼈아픈 일격을 안겼다. 시즌 개막후 대전 홈경기 6전 전승을 달려온 삼성화재는 루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단 한 세트도 뺏지 못하고 안방을 내줬다. 공격 성공률 66.67%, 공격 점유율 34.09%라는 숫자는 이날 루니의 활약상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루니는 현대캐피탈의 리시브가 불안하거나 랠리 상황에서 어렵게 띄워올린 공을 높은 타점과 정확한 타이밍으로 어김없이 상대 코트에 꽂아넣어 삼성화재 선수들의 기를 죽였다. 라이트 후인정이 정확한 토스를 받아 16득점, 공격 성공률 58%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루니가 '굳은 일'을 도맡아 처리한 결과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며칠 전 루니에게 '우리가 널 스카우트한 건 삼성화재를 꺾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며 "오늘은 루니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루니를 데려올 때만 해도 이런저런 면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용병을 스카우트했지만 구질과 블로킹 타이밍, 수비 움직임 등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쳤다"며 "루니가 기대 이상으로 훈련을 잘 따라와주는 데다 투지까지 좋다"며 극찬을 했다. 적장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루니가 워낙 높은 타점으로 블로킹 위에서 스파이크를 찍어대니까 우리 선수들이 의욕을 잃었다"며 "현대캐피탈이 용병이 아니더라도 최강 팀인데 용병까지 가세해 더 무서워졌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현대캐피탈(14승 1패)에 승점 4점이나 뒤지게 된 신 감독은 "루니 같은 선수는 상대 팀 전체를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뜨릴 수 있다. 단순히 루니 하나가 아니라 루니를 신경쓰다 다른 선수들을 번번히 놓치게 된다"며 "루니가 있는 현대캐피탈의 정규시즌 1위는 이제 확정적이다. 남은 시즌 3패도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팀에 값진 승리를 선사한 루니는 "팀 동료들이 잘 대해주는데다 호흡도 잘 맞아 능력 이상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삼성화재가 목표가 아니라 우승이 목표인 만큼 앞으로 더 팀워크를 다져서 챔피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루니는 미국 국가대표로 함께 뛴 레프트 공격수 리드 프리디가 오는 23일 삼성화재 대체 용병으로 입국하는 데 대해 "프리디는 기량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한 좋은 선수"라면서도 "어떤 외국인 선수든 한국 코트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프리디가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루니는 이날까지 15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55.63%로 이경수(LG화재.50.78%)를 제치고 전체 1위, 오픈 공격 1위, 이동공격 1위, 득점 2위(217점), 서브 2위 등 공격 각 부문에서 선두권을 내달렸다. 대전=글,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