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간) 발표된 2006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29명의 후보자 중 브루스 수터 한 명만이 헌액자로 선택됐다.
10년 이상 야구를 취재한 기자들로 이뤄진 미국기자협회(BBWAA) 투표인단은 호이트 윌헬름, 롤리 핑거스, 데니스 에커슬리에 이어 구원투수로는 사상 4번째로 수터를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SF볼의 명수로 현역 시절 통산 300세이브를 기록한 수터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12년 내리 고배를 마시다 13년만에 헌액에 필요한 최저치(75%)를 살짝 넘는 76.9%의 득표율로 관문을 통과했다.
2006년 명예의 전당 투표가 마무리되자마자 관심은 1년 뒤로 쏠리고 있다. 짐 라이스 등 '장수생' 투성이였던 올해에 비해 내년 시즌 후보자들 중엔 쟁쟁한 새 얼굴들이 많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갈아치운 '철인' 칼 립켄 주니어와 '타격의 달인' 토니 그윈,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가 그들이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데뷔 후 20년, 은퇴 후 5년이 지난 해부터 후보 자격을 갖는다.
2632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우며 통산 3184안타를 때린 립켄과 19년 연속 3할 타율로 통산 3141안타를 기록한 그윈은 첫 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된다. 둘을 빼고 통산 3000안타를 넘긴 24명의 타자 중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한 선수는 도박 파문으로 영구 제명된 피트 로즈(4256안타)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리키 헨더슨(3055안타), 라파엘 팔메이로(3020안타) 세 명뿐이다.
문제는 마크 맥과이어다. 맥과이어에게도 명예의 전당에 현액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데는 별 이론이 없다. 맥과이어는 지난 1998년 새미 소사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 끝에 70홈런으로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37년만에 갈아치우는 등 통산 홈런 7위(583개)에 올라있다.
행크 애런과 베이브 루스, 윌리 메이스 등 통산 홈런 10걸 안에 든 타자들이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맥과이어는 1994년 파업의 후유증으로 비척이던 메이저리그를 구해낸 미국인의 영웅이다.
하지만 맥과이어에게는 '약물'이라는 지금까지 어떤 후보자에게도 드리운 적이 없는 그림자가 있다. 현역 시절 안드로스틴다이온이라는 남성 호르몬을 복용한 사실을 시인했던 맥과이어는 지난해 호세 칸세코가 자서전에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고 폭로, 연방 대배심 증언대에 서야 했다.
미국기자협회 회원들은 올해 말 있을 투표에서 '기록이냐 약물이냐'는,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고민 속에 표를 던져야 하게 됐다. 이들이 맥과이어에게 어떤 결과를 안길 지는 배리 본즈와 라파엘 팔메이로, 새미 소사 등 약물 복용 사실을 시인하거나 약물 검사에 적발되거나 의혹을 받고 있는 많은 선수들의 향후 운명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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