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6일(이하 한국시간)의 일이다. 이날 최희섭(27)은 타격폼 교정 훈련 공개와 시즌 결산 인터뷰를 겸해서 현지의 한국기자들을 레지 스미스 야구센터로 초청했다. 여기서 최희섭은 시카고 컵스 시절부터 은사였던 레온 리 전 오릭스 감독과 레지 스미스 전 다저스 타격코치를 초빙, 약점으로 지적되던 바깥쪽 공 대처 훈련을 집중 연마했다(사진). 그런데 이날 훈련 도중 최희섭은 "(타격감이 안 좋았을 때) 내 방식대로 하고 싶어도 타격코치의 처방은 달랐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스미스에게 토로했다. 그러자 스미스는 곧바로 정색을 하더니 "너는 메이저리거"라고 강조했다. 풀타임 빅리거 수준의 타자라면 타격코치의 조언도 취사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최희섭은 이에 깨달았다는 듯 바로 수긍했으나 지난 시즌 팀 월락 타격코치로부터 때때로 '도움'이 아닌 '간섭'을 당했음이 짐작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약 두 달 후인 11일. LA 다저스는 새 타격코치로 에디 머리를 임명했다. 머리는 윌리 메이스-행크 애런 등과 함께 500홈런-3000안타 고지를 동시에 정복하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설적 타자다. 최희섭이 작년 시즌 직전 "빅리그 스타를 초빙해 타격교습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을 때에도 머리가 최유력 후보란 소문이 떠돌았다. 이젠 따로 초빙할 '쪽집게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한 시즌을 함께 할 '가정 교사'인 셈이다. 최희섭은 올 겨울 화두를 '타격폼 교정과 하체 강화'에 뒀다. 이를 위해 스미스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홈플레이트 앞쪽으로 타격 포지션을 당기고 오른 발끝을 유격수 쪽으로 고정시켜 약간의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이 폼이 몸에 익으면 '35~40개의 홈런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바뀐 타격폼에 최희섭이 초반부터 잘 적응하면 건드리지 않겠지만 관건은 안 좋을 때다. 최희섭으로선 다저스에 남아있는 한 지난해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머리 타격코치의 '권위'를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잃지않는 유연함이 절실할 것 같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