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엔 FA 시장에서 1억 4500만 달러를 썼다. 지난해에도 535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런데 올해는 610만 달러가 거의 전부다'.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일간지 'USA 투데이'는 최근 LA 에인절스의 이번 오프시즌을 이렇게 정리했다. 에인절스는 최근 2년간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의 최강자였다. 이 기간 같은 연고지에 있으나 라이벌 취급도 안 해주던 LA 다저스를 비로소 제쳤다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이렇게 에인절스가 단기간에 LA 맹주를 자처할 만큼 강자로 올라선 데는 지난 2003년 겨울 구단을 인수한 히스패닉계 부동산 재벌 아르투로 모레노 구단주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모레노는 취임하자마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바르톨로 콜로, 켈빔 에스코바르를 잇따라 영입, 2002년 이후 2년만에 에인절스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이어 2004년 겨울에도 모레노의 에인절스는 폴 버드, 올란도 카브레라, 스티브 핀리 등을 가세시켜 AL 서부지구 최강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겨울 만큼은 예전과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잠잠하다. FA 1루수 폴 코너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5년간 6000만 달러를 제시했으나 놓친 다음부턴 FA 시장에 관심을 끊은 듯 행동했다.
반면 폴 버드, 제러드 워시번, 벤지 몰리나 등 주축 멤버들이 팀을 떠나는데도 잡지 않았다. 이 기간 빌 스톤맨 단장이 한 일이라곤 5선발감인 엑토르 카라스코와 2년간 610만 달러에 계약한 게 '고작'이었다.
이에 비해 같은 지구의 텍사스는 케빈 밀우드, 오쓰카 아키노리 등을 가세시켰다. 시애틀도 워시번, 조지마 겐지 등을 잡았다. 오클랜드 역시 에스테반 로아이사, 밀튼 브래들리가 왔고 스몰마켓 구단의 숙명과도 같았던 전력 이탈이 이번 만큼은 없었다. 지역 라이벌 다저스의 '현란했던' 오프시즌 보강 작업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럼에도 에인절스가 여전히 AL 서부지구 최강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중평이다. 스톤맨 단장은 FA 대신 숀 피긴스(내야수) 존 래키(선발) 스캇 쉴즈(불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마무리) 같은 연봉 조정신청 대상자와의 장기계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조정심판을 피해 피긴스와 3년간 105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은 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아무 것도 안 한 것 같아도 소리없이 '백년대계'를 세우고 있는 에인절스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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