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루키' 기아 한기주(19)가 밝힌 목표는 "두 자릿수 이상 승리를 거두고 신인왕을 차지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계약금 10억 원을 받은 선수로선 당연한 포부겠지만 지난해 삼성 오승환이 보여줬듯 성적은 결코 몸값 순이 아니다. 신인왕이라는 험난한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이 어쩌면 메이저리그 신인왕과 맞대결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는 20일(투포수)과 27일(야수)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기아 타이거즈는 48일간의 전훈 기간 동안 8차례의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근처 브래든튼에 캠프를 차린 현대와 4차례 경기 외에 신시내티(2월 28일) 워싱턴(3월 1일) 보스턴(3월 6일) 등 메이저리그 팀들과도 맞붙는다. 눈길을 끄는 건 3월 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캐나다 대표팀과 연습경기다. 기아 구단 관계자는 "경기 장소는 미정이지만 캐나다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갖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한국 팀과 연습경기에 주로 마이너리그급 선수들을 내보내지만 WBC를 앞두고 있는 캐나다 대표팀은 최정예 전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기아 선수들로서는 메이저리거들과 기량을 견줘볼 절호의 기회다. 캐나다는 현재 WBC에 나설 최종 엔트리 30명 중 23명을 확정한 상태다. 에릭 가니에(LA 다저스) 에릭 비다드(볼티모어) 제프 프랜시스(콜로라도) 등 투수들과 함께 타자로는 제이슨 베이(피츠버그) 코리 코스키(밀워키) 저스틴 모너(미네소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캐나다 타선을 이끌 중심타자는 외야수 베이(28)다. 한기주가 한국 프로야구 최고 신데렐라라면 베이는 잡초처럼 일어선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지난 2000년 드래프트에서 22라운드, 전체 645위로 몬트리올에 간신히 지명된 베이는 메이저리그에 이름을 알리기도 전에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피츠버그 등 4개 팀을 전전했다. 2003년 여름 4번째 팀 피츠버그로 온 베이는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 해인 2004년 120경기에서 26홈런 82타점, 장타율 5할5푼을 기록하며 피츠버그 사상 최초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는 162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3할6리에 32홈런 101타점을 기록, 데뷔 2년만에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피츠버그는 시즌이 끝난 뒤 베이에게 4년 1825만 달러의 장기계약을 선사했다. 미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WBC B조에 속한 캐나다는 3월 8~11일 1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캐나다와 한국 모두 2라운드에 진출한다면 한국 대표팀 투수들도 베이와 대결하겠지만 아우인 한기주가 먼저 그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게 됐다. 한기주는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받은 정밀검사에서 어깨 피로누적 판정을 받은 뒤 공을 만지지 않고 있지만 예방 차원으로 시범경기 개막 직전인 3월 초엔 최고 구속 154km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를 앞세운 캐나다 대표팀은 WBC 개막을 앞두고 한 수 아래 기아를 상대로 가볍게 몸을 풀며 컨디션을 점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루키를 꿈꾸는 한기주로선 자신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한판 대결이 될 수 있다. 어쩌면 3년 뒤인 2009년 2회 WBC에서 대결을 머릿속에 그릴지도 모를 일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웨이트 트레이닝 중인 한기주./기아 타이거즈 제공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