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블루팡스가 팀 창단 후 가장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화재는 22일 적지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진 2005~2006 KT&G V-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15연승를 질주하던 선두 현대캐피탈을 맞아 첫 세트를 내주고도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에 크게 의미 안둡니다"며 딴청을 피웠지만 삼성화재에게 이날 경기는 벼랑 끝이었다. 지난 2,3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내리 패해 팀 창단 후 10년만에 처음 '특정 팀 상대 연패'를 당한 터라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거인증 증세를 보여온 박재한이 심장혈관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 데다 김상우는 지난 14일 LG화재전에서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을 입어 센터라곤 신선호 고희진 둘뿐이었다. 유부재와 김정훈도 부상으로 경기 용인 숙소에 남아 삼성화재는 12명의 '미니 선수단'으로 이날 경기에 임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따낸 승리라 더 값졌다. 고희진이 숀 루니를 철저하게 봉쇄하며 블로킹 6개를 잡아내는 등 대활약했고 신진식-김세진에 이어 투입된 이형두-장병철이 모두 제 몫을 해주면서 센터와 좌우 공격수 모두 현대캐피탈을 압도했다. 9년 연속 우승을 가능케 한 트레이드마크인 수비 배구로 현대캐피탈을 꺾었다는 점도 삼성화재엔 고무적이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석진욱과 여오현 신진식 등이 모두 리베로급 수비 솜씨를 보여주면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모처럼 '서브 리시브와 서브 싸움'이라는 승리 공식을 가동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다르다. 오늘 경기에선 선수들이 실행에 옮기기까지 응집력과 집중력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외국인 선수 루니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에 독주를 허용한 삼성화재는 퇴출된 브라질 용병 아쉐를 대신할 대체 용병 윌리엄 프리디(28)가 오는 24일 입국한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도움이 안 되겠지만 미국 국가대표 출신인 만큼 6라운드 이후와 포스트시즌에선 현대캐피탈을 꺾는 데 힘을 보태줄 것으로 신치용 감독은 기대하고 있다. 신치용 감독은 "미국 국가대표 레프트 공격수 출신인 프리디가 수비와 서브 리시브가 좋고 발도 빨라 우리 팀 컬러와 맞는 선수"라며 용병의 가세로 삼성화재 특유의 조직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역시 "삼성화재는 세터(최태웅)가 좋은 팀이라 프리디가 빨리 팀에 적응할 수 있다"며 '프리디 이후' 달라질 삼성화재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5라운드 후반부터 프리디를 기용해볼 생각"이라는 신치용 감독은 "프리디가 신장이 좋아(196cm) 루니와 맞붙이면 루니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1995년 팀 창단, 1996년 리그 가세 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남자배구의 패권을 차지해온 삼성화재는 올 시즌 줄곧 2등으로 선두의 뒤를 쫓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22일 현대캐피탈전은 자칫 '무적함대' 삼성화재를 침몰시킬 수도 있는 위기였지만 일단은 이를 잘 넘겼다. 천안=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