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헬튼, 콜로라도를 '구원'할까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6.01.25 15: 2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서 '탈락'한 토드 헬튼(33.콜로라도)이 지난 24일(한국시간) 오른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을 위해 WBC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배리 본즈처럼 헬튼도 오로지 다가올 시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06시즌은 헬튼의 메이저리그 데뷔 10년째가 되는 해다. 지난 2003년부터 콜로라도와 8년간 1억 4150만 달러에 장기 계약연장을 해 아직 5년이나 남았지만 올 시즌이 헬튼이나 콜로라도 모두에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는 콜로라도나 헬튼 개인이나 최악의 시즌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입은 허리 부상에 장딴지 근육통이 겹치며 전반기를 망친 헬튼은 후반기 무섭게 방망이를 휘둘러 시즌 타율을 3할2푼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144경기에서 20홈런 79타점에 그쳐 두 부문 모두 데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콜로라도도 주포 헬튼의 부침과 운명을 같이 했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67승 95패(승률 .414)로 창단 첫 해인 1993년과 12년만에 타이를 이루며 팀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의 4000만 달러대 팀 연봉을 고수하고 있는 콜로라도는 이번 오프시즌 김병현과 재계약하고 호세 메사를 영입하는 등 마운드를 나름대로 보강했다. 그러나 타선은 거의 변함이 없다. 2루수 애런 마일스와 외야수 래리 빅비가 트레이드로 떠난 반면 영입한 타자는 포수 욜빗 토레알바와 백업 유격수 조시 윌슨 정도로 타선 보강과는 거리가 멀다.
개럿 앳킨스와 클린트 바메스, 맷 할러데이, 코리 설리번, 브래드 허프 등 지난해 최악의 수렁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젊은 타자들이 올 시즌 콜로라도 타선의 전부다. 결국 다시 한번 헬튼이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는 콜로라도와 장기계약을 할 때부터 헬튼에게 안겨진 숙명이다.
올 시즌 콜로라도의 팀 연봉은 4700만 달러 선으로 예상된다. 그 중 헬튼의 연봉은 1660만 달러로 35퍼센트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한 선수가 팀 전체의 40퍼센트 가까운 자원을 독점하고도 제대로 되는 팀은 일찌기 없었다. 지난 1985년부터 월드시리즈 우승 팀에서 특정 한 선수가 팀 연봉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지난 9년간 콜로라도 타선의 기둥 노릇을 해온 헬튼의 어깨는 언제나 무거울 수밖에 없다. 헬튼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2년 연속 42홈런-145타점을 기록한 2000~2001시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최소한 헬튼에겐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자유라도 있다. 장기계약 당시 헬튼은 트레이드 거부권과 함께 2006시즌이 끝난 뒤 남은 계약을 스스로 무효화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받았다.
콜로라도는 지난 2001년 마이크 햄튼, 대니 네이글에게 천문학적인 연봉을 안겼다가 낭패를 본 뒤 대대적인 팀 개편에 나섰다. 헬튼과 거액 장기계약은 그 와중에서 콜로라도가 최후의 보루로 남겨놓은 생명선 같은 것이었다. 콜로라도식 리빌딩을 꾀하면서 세운 목표가 2007년 승률 5할 복귀였다. 그 2007년이 당장 내년으로 닥쳤다.
헬튼이 5000만 달러가 넘는 남은 계약을 포기하고 훌쩍 떠나는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더라도 올 시즌이 헬튼이 계속 '행복하게' 콜로라도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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