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성=지난해 현대 팀 내 방어율 1위(3.29)에 11승으로 미키 캘러웨이에 이어 다승 2위. 2006년 연봉 3600만 원 인상.
▲김수경=지난해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시즌 조기 마감. 17경기 등판에 그치며 7승 7패 방어율 5.76. 2006년 연봉 8000만 원 인상.
예비 FA들을 위한 '뻥튀기 계약'이 도를 넘고 있다. 현대 유니콘스이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김수경과 황두성의 연봉 재계약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3억 원이나 받았던 김수경은 시즌을 제대로 마치지조차 못했는데도 8000만 원이나 오른 3억 8000만 원을 받은 반면 김수경 정민태의 부상으로 붕괴된 현대 마운드의 보루가 됐던 황두성은 3600만 원 오른 6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황두성이 지나치게 적게(?) 올려받은 게 아니라면 김수경이 지나치게 많이 받은 것이다.
원인은 두 말할 것 없이 현행 FA제도의 부작용이다. 김수경이 올 시즌을 완전히 마치면 FA가 되는 만큼 몸값을 올려서 다른 구단이 엄두를 못내게 하거나 데려가더라도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것이다. 'FA 이적시 원 소속 구단에 보상금 300~450% 지급'이라는 조항을 악용한 것이다.
비단 현대와 김수경뿐 아니라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만성 적자라면서 엉뚱한 곳에 뭉칫돈을 풀어 스스로 제 살을 깎아먹는 비정상적인 행태는 프로야구에서 일상다반사가 된 지 오래다. 김응룡 삼성 사장의 최근 행보는 의문 투성이고 FA 몸값을 키운 주범이 삼성 구단이라 마뜩치 않지만 "이대로 간다면 프로야구 다 망한다"는 그의 발언은 갈수록 시기적절해 보인다.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비FA 선수들과 팬들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 않고 뻥튀기 계약을 남발하는 구단들을 보노라면 커미셔너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존재의 가벼움'에 참을 수 없음을 느낀다.
1919년 보스턴 구단주 해리 프레이지는 연극을 만드는 데 쓸 돈이 부족해 현금 10만 달러에 30만 달러를 대출받는 조건으로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넘겼다. 이후 제2, 제3의 '밤비노의 저주'를 막은 건 메이저리그를 관장하는 커미셔너였다.
루스 이후에도 프레이지가 계속 보스턴 선수들을 양키스에 팔아넘기자 초대 커미셔너인 케네소우 랜디스는 보스턴-양키스간 '정상가' 이상의 거래를 막는 긴급 조치를 취했다. 1976년 재정난에 빠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괴짜 구단주 찰리 핀리가 조 루디와 롤리 핑거스, 바이다 블루 등 주축 선수들을 모조리 처분하려고 했을 때 '비정상적인 구단 운영'이라며 제동을 건 것도 커미셔너인 보위 쿤이었다.
"야구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고 취임한 신상우 총재가 낙하산 총재가 아니라 진정한 커미셔너로 후세에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이 비정상적인 뻥튀기 계약 행태에 우려의 발언이라도 한마디 하길 바란다. 커미셔너의 업무 수칙 제 1조는 돔구장 건설이 아니라 프로야구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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