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플레이오프 체제 조기 가동"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6.01.30 18: 06

"오늘 경기가 아니라 내일 대한항공전이 고비입니다". 김호철(51) 현대캐피탈 감독은 30일 삼성화재전에서 1,2세트를 내주고도 극적인 풀세트 역전승을 따낸 뒤 다음 경기 걱정부터 했다. 최근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한항공과 31일 경기가 더 신경쓰인다는 것이다. 승자의 여유만은 아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19승 2패)은 삼성화재(17승 5패)와 승차를 다시 2게임으로 벌리며 정규리그 1위를 사실상 굳혔다. 이날 경기 전 "오늘이 자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할 마지막 기회"라고 되뇌었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자력 1위는 이제 물 건너갔다"고 선언했다. 양 팀은 정규리그 6,7라운드에서 두 차례 더 맞붙게 된다. 김호철 감독이 염려하는 건 남은 시즌 운용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도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지만 지난해는 막판까지 삼성화재와 동률로 세트 싸움을 하느라 매 경기 승부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일찌감치 1위를 굳힘에 따라 남은 시즌 페이스 조절이 김 감독에게 숙제로 떠올랐다. 김호철 감독은 "내일 대한항공전에서 이기면 (훈련 및 경기) 프로그램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길 경우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체력 안배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새롭게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발목과 팔꿈치 부상에도 출장을 강행하고 있는 장영기를 예로 들며 "2월 한 달간은 체력 80%, 기술 20%의 비중으로 팀을 이끌겠다. 몸이 안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그 부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체제란 그동안 체력 소모가 큰 루니와 후인정 장영기 이선규 등을 쉬엄쉬엄 뛰게 하고 박철우와 신경수 하경민 등 2선급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리듬을 잘 타는 배구의 특성상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서도 경기 감각은 유지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1위가 굳어졌다지만 2위 삼성화재도 2게임 차로 바로 턱밑을 추격하고 있다. 김호철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우리 팀이 이만하면 꽤나 좋은 팀이 됐지만 아직도 분위기와 리듬을 많이 탄다"며 "특히 후인정과 권영민이 리듬을 많이 타는데 두 선수의 리듬만 (챔피언결정전에) 잘 맞아준다면 더 괜찮은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궁극적인 목표가 정규리그 2년 연속 1위가 아닌 챔피언결정전 우승인 만큼 '힘의 안배'는 김호철 감독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1위 독주의 메리트를 살리는 건 곧 고참 선수들 위주인 삼성화재와 최후의 대결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챔피언결정전이 3월 말~4월 초에 걸쳐 펼쳐지는 만큼 김 감독은 '2월 체력 안배→3월 전열 재정비'로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구단 관계자들이 '통합 우승'이라는 말을 달고 살 만큼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1승 3패로 삼성화재에 무릎 꿇은 지난해의 좌절을 곱씹고 있다. 올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인지는 김호철 감독의 조기 플레이오프 체제 가동의 성패에 달린 듯하다. 올림픽공원=글,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사진, 주지영 기자 jj0jj0@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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