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1일 밤 11시40분'.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이호진(24.라싱 산탄데르)이 한국인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현지 시각이다. 유럽의 각국 리그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선수들이 팀을 옮기거나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윈터 트랜스퍼 윈도(winter transfer window)로 불리는 겨울 이적 시장은 시즌이 시작된 뒤 취약한 부문을 보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시기는 1월 단 한 달간. 유럽 현지시간으로 1월 31일 자정까지로 이호진은 겨울 이적시장 마감 20분 전에 극적으로 계약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09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에이전트인 J.I.W 인터네셔널의 홍이삭 대표는 이호진의 입단 사실을 전하면서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결정이 났다"며 긴박했던 입단 과정을 소개했다. 라싱 입단을 위해 현지에서 일 주일간 입단 테스트를 받은 이호진은 라싱의 감독과 구단주로부터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단장이 계약과 관련해 '제동'을 걸어 계약이 미뤄져 왔다는 전언이다. 라싱의 마누엘 프레시아도 감독은 입단 테스트를 통해 이호진의 '투지와 스피드'를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호진은 유럽 진출의 꿈을 안고 안더레흐트(벨기에)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낭시(프랑스) 등에서 입단테스트를 받았고 라싱 입단을 앞두고도 일주일간 '시험'을 봤다. 이호진의 부친인 이재훈 씨는 "(이)호진이가 그라운드에서는 '사자'지만 밖에서는 '순한 양'"이라고 아들의 남다른 승부욕을 설명한 뒤 "그동안 젖먹던 던 힘까지 다해 입단테스트를 받아 왔다"며 감회에 젖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호진은 그동안 무적(無籍)선수로 남아 마음 고생이 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 조별예선 독일전(2-0승)에서 선제 결승골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호진은 이후 부상으로 6개월을 쉬었고 해외 진출을 둘러싸고는 대학(성균관대)과 이견을 보여 결국 제적됐다. 성인 대표 선수가 아닌 신분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했던 만큼 주위의 비관섞인 우려도 많았다. 홍 대표는 "대표 선수가 아닌 탓에 주위에서 99%의 사람들이 '안된다'고 말해 너무 아쉬웠다. 비뚤어진 시각도 많이 존재했다"며 힘들었던 입단 추진 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당당하게 해외 진출을 이룬 만큼 앞으로 이호진이 라싱의 주전 자리를 꿰차 데이빗 베컴과 지네딘 지단(이상 레알 마드리드)과 대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홍 대표는 전했다. 이호진의 최종 목표는 잉글랜드 첼시 입단. 지난 2002년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우승 당시 밝혔던 포부로 현재도 유효하다. 어렵사리 이뤄낸 '빅리그' 진출인 만큼 인내하고 성장하는 이호진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