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시오타니, '1번 타자 공방'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6.02.03 09: 43

'니가 가라, 하와이'가 아니라 '니가 해라, 1번 타자'다. SK 박재홍(33)과 일본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게 된 시오타니 가즈히코(32)가 치열한 1번 타자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논쟁은 지난달 31일 사이판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모인 인천공항에서 시작됐다. 출국장에서 처음 시오타니를 만난 박재홍이 일본 프로야구 출신인 시오타니에게 "얼마나 빠르냐"고 묻자 시오타니가 "도루 20개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한 것. "일본에서 타율이나 출루율 홈런 기록은 몇개였냐. 또 몇번 타자를 쳤냐"는 박재홍의 질문에 시오타니는 "일본에서 1번 타자를 쳤다. 홈런은 20개 정도 치겠다"고 응수했다. 이에 박재홍은 "그럼 20-20이네? 우리 팀 톱타자 하면 되겠네"라며 1번 자리를 시오타니에게 '떠넘겨' 버렸다. 시오타니도 지지 않고 "타순은 감독님이 정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시오타니는 또 곁에 있던 SK 구단 직원이 "박재홍은 200홈런 200도루 기록을 달성한 선수"라고 귀띔해주자 "그럼 1번 타자는 당연히 네가 해야한다"며 박재홍의 제안을 '거부'했다. 박재홍과 시오타니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둘 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여기서도 1번 타자 공방은 끊이지 않았다. 시오타니가 "난 시드니 대표팀 출신이긴 하지만 그 때는 벤치 멤버였다"며 "그러니까 네가 당연히 1번 타자"라고 공을 박재홍에게 다시 넘겨버렸다. 박재홍은 포기하지 않고 사이판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시오타니 옆에 앉아 "난 3번이 편하다. 그러니까 우리 팀에서 1번을 맡을 사람은 너 밖에 없다"고 계속 회유했다는 후문. 박재홍과 1번 타자 공방을 벌였지만 시오타니는 사이판 전훈이 시작된 뒤 대단한 의욕으로 선수단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내야수 수비훈련이 끝난 뒤 김동재 수비코치에게 "펑고 한 박스만 더 쳐주실 수 없겠습니까"라고 요청, 김 코치가 "열 박스라도 쳐주마"라며 특별 개인훈련을 하기도. 시오타니는 이에 보답하듯 좌우로 빠지는 타구들을 연신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김동재 코치는 "시오타니의 풋워크가 상당히 좋다. 우리 팀 어린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플레이"라고 칭찬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SK 사이판 캠프에서 티배팅 훈련을 하고 있는 일본인 타자 시오타니 가즈히코. /SK 와이번스 제공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