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경쟁이 3각구도로 이행된다는 의미일까. 단순히 만약을 대비한 훈련이었을까.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30)과 주전 1루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되는 조 딜론(31)이 지난 9일 3루수로 수비훈련을 했다고 가 보도했다. 딜론이 3루수 글러브를 낀 것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시작 후 처음이다. 딜론이 3루로 간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딜론이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과 외야수비가 가능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곤도 수석코치가 일찌감치 “딜론은 1루에 고정된다”고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일 하라 감독은 “나는 1루나 3루로 (딜론의 포지션이 정해진다고)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하라 감독의 발언과 관련 는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전날 주전 3루수로 알려진 고쿠보 히로키(35)가 타격훈련 중 배팅 케이지에서 튕겨 나온 타구에 우측 귀를 맞고 쓰러진 것 처럼 시즌 중 일어날 수 있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훈련이라는 해석이다. 시노즈카 가즈노리 내야수비 코치 역시 ‘위기관리 차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라 감독 등 코칭스태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이승엽에게는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딜론은 여전히 주전 1루수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대다. 고쿠보가 정상 출장한다면 1루는 이승엽과 딜론 중 한 명이 맡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한 상황의 전개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고쿠보가 35세로 3루수를 맡기에 결코 적은 나이라고 볼 수 없는 데다 부상 전력도 있기 때문이다. 고쿠보는 2003년 왼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한 시즌을 완전히 접은 적이 있다. 만약 요미우리 코칭스태프가 3루수로서 딜론의 수비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고쿠보가 부담없이 타격에 전념케 하기 위해 1루수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한다면 이승엽은 그만큼 고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요미우리 이적 첫 해인 2004년 41홈런, 지난해 34홈런을 날렸을 정도로 고쿠보는 센트럴리그에서도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당장 고쿠보가 1루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다. 딜론이 3루에서 수비훈련을 받은 9일 오후에도 고쿠보는 3루에서 특별수비훈련을 받았다. 유격수 고사카 마코토와 함께 시노즈카 코치가 쳐 주는 펑고를 받았다. 또 스스로도 “올 시즌 역시 3루를 지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엽은 지난 2일 스프링캠프 시작 이틀째에 외야에 나가 수비연습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요미우리 코칭스태프는 이른바 ‘위기관리론’으로 배경을 설명했다. 이승엽과 딜론이 1루 외에 다른 포지션에서 수비훈련을 하는 것이 시즌에 들어간 후 부상 등 돌발변수로 인한 전력누수를 막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수비진의 새판짜기를 염두에 둔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박승현 기자 nanga@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