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 브래든턴의 스프링캠프 클럽하우스 라커룸. 전지훈련에 한창인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은 모든 훈련을 마친 후 한 자리에 모였다. 다음 날 달콤한 휴식일을 앞두고 모처럼 '윷놀이 내기 게임'에 들어가기 위해 모두 모인 것이다.
그러나 윷놀이는 게임에 들어가기 전부터 순탄치가 못했다. '룰 미팅'에 나선 코칭스태프가 저마다 규칙을 주장하면서 시끌벅적해졌다. 코치들이 각조 대장을 맡으면서 '어떻게 하면 자기편에 유리할 것인가'를 놓고 자기 주장들을 펼치는 광경이 마치 어린 소년들 같았다.
코치들이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모습에 선수들은 오히려 넋을 잃은 채 웃으면서 '정말 우리 코치님들 맞나'하는 표정들이었다.
가장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백(back)도'였다. 백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코치들간의 의견 통일이 쉽지 않았다. 게임에 들어가기 전 10여 분간 의견이 분분하자 김시진 투수코치는 "백도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인터넷에서 조회를 해봤다"며 가장 큰 소리(?)로 주장, 결국 김 코치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분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8개조로 나눠 돌입한 게임에서는 '윷을 무조건 허리 높이 이상으로 던져야 한다', '말은 한 사람이 놓고 마부에게 주위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실격이다'는 등의 까다로운 규칙들이 이어졌다. 게임에 들어가자 선수들의 투지도 경기 전 코치들 못지않게 팽팽하게 살아 움직였다.
이처럼 현대 코치와 선수들이 윷놀이에 사생을 결단 낼 듯했던 것은 만만치 않은 상금이 걸려있기 때문이었다. 우승팀에는 1인당 100달러의 상금이 주어져 다음 날 휴식일 쇼핑에 짭짤한 보탬이 된다.
현대 선수단의 전훈지 윷놀이 한마당은 코치들이 자기 편 선수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에서 '선수사랑'과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브래든턴(미국 플로리다주)=박선양 기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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