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생존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중앙 공격수는 3명. 이동국(포항)과 조재진(시미즈), 그리고 신예 정조국(서울)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모두 신장 185㎝로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탄탄한 체격을 갖췄다. 체중도 80㎏ 전후로 비슷하다는 것이 공통점.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서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0-1패)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낸 점도 같다. 차이가 있다면 대표팀 경력이다. 이동국은 61경기(21골)에 나서 어느덧 대표팀 내의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훈에서는 미국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포함한 8경기에 전부 그라운드를 밟은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듣기 좋은' 칭찬까지 받았다. 지난 8일 LA 갤럭시전(3-0승)에서는 이번 전훈 들어 처음으로 골 맛을 봐 남모르게 가졌을 부담감까지 훌훌 털어버리는 등 이동국은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이어 8년만에 월드컵 출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에는 2002년 황선홍(현 전남 코치)의 플레이를 연상케 한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움직임이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반면 조재진은 상대적으로 적은 17경기(4골), 정조국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돼 고작 A매치 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한 '신참'이다. 하지만 조재진과 정조국은 경쟁에서 밀릴 수 없다는 듯 '터줏대감'격인 이동국에 앞서 득점포를 가동해 아드보카트 감독 앞에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조재진은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선제 헤딩골을 넣어 고공 플레이에서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고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한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두 차례 어려운 볼을 장기인 헤딩슛으로 연결하는 등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의 주역다운 '킬러 본능'을 뽐냈다. 정조국도 마찬가지. 이날 후반 33분 투입돼 경기 막바지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포스트 플레이로 박주영에게 볼을 떨궈줘 날카로운 슈팅을 날리게 하는 등 좌측과 중앙을 넘나들며 짧은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했다. 또한 중앙 공격수 가운데 이번 전훈에서 가장 적은 출전 기회(3경기 교체)를 잡는 데 그쳤지만 미국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는 골까지 터뜨려 이들과의 경쟁에 불씨를 당겼다. 일단 이동국이 한 발짝 앞서 나간 분위기. 조재진과 정조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이동국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2002한일월드컵에는 황선홍 최용수(서울) 안정환(뒤스부르크) 등 세 명이 중앙 공격수로 최종 낙점받은 바 있고 이번 독일월드컵도 동수가 될 전망이다. 출전 선수 엔트리가 23명으로 한정된 탓에 한 포지션, 특히 중앙 공격수로 여러 선수를 데려갈 수 없는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입장일 것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유럽파로는 안정환, 국내파로는 이동국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인상이 짙어 3자리 중 2자리는 채워진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조재진과 정조국이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멕시코전 혹은 시리아전(아시안컵 2차예선)부터는 베스트 라인업을 내보낼 것으로 보여 이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