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한국시간) 공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 30명 중 투수는 14명이다. 대회 주최측이 정한 최소 인원(13명)보다 한 명이 많다. 하지만 그 중 선발 투수는 로저 클레멘스와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C.C.사바티아(클리블랜드) 4명뿐이다. 나머지 10명은 모두 불펜 요원이다. 미국은 왜 여유있는 5인 로테이션 대신 4인 선발을 택했을까.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이번 WBC는 한 투수의 경기당 투구수가 65개(1라운드)-80개(2라운드)-95개(준결승 및 결승전)로 각각 제한된다. 선발 투수는 일찌감치 물러날 수밖에 없어 불펜 운용에서 승부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 벅 마르티네스 미국 대표팀 감독은 예비 엔트리를 짤 때부터 "불펜이 우리 팀 최고 강점"이라며 불펜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불펜에 치중하더라도 전체 경기수가 최대 8게임에 불과한 만큼 선발 요원을 5,6명 정도 뽑아 여유있게 돌릴 수도 있었다. 그러지 않은 이유는 WBC 개최가 구체화하던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버드 셀릭 커미셔너가 WBC 3월 개최를 강력하게 밀어붙이자 메이저리그 팀들은 두 가지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스프링캠프 초반에 선수들이 긴장감이 고조될 국제경기에 나설 경우 부상이 우려된다는 것과 초호화 진용으로 짜일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정작 경기엔 출장하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져 시즌에 맞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들의 경우 시범경기에서 5~6일 간격 로테이션으로 등판하면서 어깨를 만들어가는 만큼 WBC에서도 최소한은 던져줘야 한다. 그러나 결승전까지 8경기에 불과한 WBC에 선발 투수를 5명 뽑을 경우 일부 투수는 보름 가까운 기간 동안 단 한 게임밖에 던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밖에 없다. 4인 로테이션은 WBC와 자국 리그를 모두 고려한 메이저리그의 선택인 셈이다. 물론 지난해 도합 260세이브를 넘게 따낸 마무리 투수 7명이 포진하는 등 불펜 자원이 차고 넘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