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고구려 역사 구하기 나섰다
OSEN U05000017 기자
발행 2006.02.15 10: 18

중화사관의 공격에 실체가 위태로워진 고구려 역사가 TV 속에서 되살아 나고 있다. 유동근 서인석 황인영 주연의 SBS TV 대하드라마 (이환경 극본, 이종한 연출)은 14일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왕능리에서 오픈세트 상량식을 가졌다. 영웅 연개소문의 생애를 통해 고구려와 수, 당과의 역학관계를 재조명할 은 5월 방영을 목표로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일국 한혜진 전광렬이 출연해 고구려 창시자 주몽의 일대기를 그릴 MBC TV 도 중국 촬영팀을 구성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배용준이 출연하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MBC TV 는 이달 말께 제주도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는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를 담는다. 또한 8월 방송 예정인 KBS 1TV 도 제작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KBS MBC SBS 등 주요 공중파 방송사에서 올해 방영할 사극들은 하나같이 고구려나 발해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고구려 사극 붐이다. 그 배경에 중국의 ‘역사도발’이 있다. ‘동북공정’을 앞세운 중국의 고구려 역사 사냥이 2002년 시작됐기 때문이다. 중국 동북지역, 즉 고구려와 발해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학술적 논거를 만들려는 게 동북공정이다. 중국의 뻔한 속셈은 우리나라 역사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곧바로 활발한 고구려사 연구로 이어졌다. 그러나 학술연구만으로 중국의 집요한 역사 사냥에 맞서기가 버거운 것 또한 사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잘 된 드라마 한편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14일 ‘드라마 연개소문의 제작과 고구려의 이해’라는 주제의 문경관광호텔 학술세미나에서 권중달 중앙대 사학과 교수가 “대중적 인기요소를 갖고 있는 드라마를 통해 역사학의 대중화를 이루는 것도 균형 있는 역사 교육을 위한 한 방법이다”고 말한 부분과 일맥상통 한다. 고구려 사극 붐의 이면에는 소재빈곤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숨어 있다. 비교적 사료가 풍부한 조선시대 역사를 중심으로 사극이 주로 제작되다 보니 이젠 소재가 식상해졌다. 장희빈과 연산군만 붙들고 있어서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킬 수 없다. 새로운 역사,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해졌다. 일부 부작용도 예상된다. 인물에 대한 섣부른 정형화가 가장 염려스럽다. 연개소문 역을 맡은 유동근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섭기도 하고 사명감도 느껴진다”고 한 바로 그 대목이다. 승자 중심의 역사 기술법에 따라 고의적으로 잊혀진 역사를 다룬다는 점, 정사보다는 야사에 매달리기 쉽다는 현실, 숱하게 그려 내야 하는 전쟁 전투신에서 할리우드 물량공세에 길들여진 시청자 입맛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 등도 만만치 않다. 국가간 영토분쟁까지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작가의 상상력에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은 제작진에게도 엄청난 부담이다. 이환경 작가도 “이 드라마가 나오면 중국이 틀림없이 싫어할 것이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구려 사극 열풍은 소재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자칫 잊혀질 수 있는 고구려 역사를 되돌아 볼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뛰어넘는 의미를 안고 있다. 문경=글, 사진 강희수 기자 100c@osen.co.kr 탤런트 유동근이 14일 연개소문 문경 오픈세트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지한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