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페셜> ② 성지루 매혈기
OSEN U05000029 기자
발행 2006.02.15 12: 09

중국소설가 위화의 작품인 는 가난한 주인공 허삼관이 피를 판다는 이야기다. 허삼관에게 있어 유일한 재산은 건강한 몸이다. 허삼관은 우연한 기회에 피를 팔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허삼관은 돈이 없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의 피를 판다. 지난 6일 첫 선을 보인 MBC 새월화드라마 에도 피를 파는(?) 장면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승우 성지루 신성우 명세빈 주연의 은 잘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등장하는 캐릭터에 더 힘을 싣고 있다. 캐나다로 떠날 돈 10억 원이 필요한 강력계 형사 박강호(김승우 분), 조직에 충성했지만 버림받아 새 출발하려는 의리파 깡패 백동구(성지루 분), 의뢰인과의 간통으로 3류로 전락해버린 이혼전문 변호사 정형석(신성우 분). 고교 동창인 이들과 실수투성인 여검사 윤혜라(명세빈 분)가 주인공이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풀어놓는 1회 분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 개의 직업을 가진 박강호도, 첫 출근부터 대형사고를 친 윤혜라도 아닌 3년 만에 사회로 돌아온 백동구였다. 3년동안 교도소에서 보스를 모셨던 백동구는 동생(?)들의 환대를 기대하고 교도소 문을 나선다. 그러나 백동구를 맞이한 것은 휑한 바람과 자신을 붙잡았던 박강호 뿐이었다. 무일푼인 백동구는 태워 준다는 박강호의 제안을 거절하고, 교도소를 나오기 직전 교도관의 회식비로 건넨 근로대금을 돌려받기 위해 다시 교도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결국 돈도 돌려받지 못한 백동구는 서울까지 걸어간다. 백동구의 고난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조직의 구역에 들어온 백동구는 자신의 컴백을 알리지만 그에게 되돌아온 것은 싸늘한 냉대 뿐.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백동구는 굶주림 끝에 헌혈의 집을 찾는다. 백동구가 헌혈을 선택한 까닭은 다름 아닌 빵과 우유 때문이다. 헌혈에 앞서 검사를 받던 백동구는 앞에 놓인 빵과 우유에 눈이 번쩍 뜨이고 “우선 먹고 (헌혈)하면 안될까요”라고 말하지만 무시당하고 만다. 헌혈을 끝낸 백동구는 허겁지겁 빵과 우유를 먹기 시작하고, 빵 하나를 더 받자 희열을 느낀다. 빵과 우유를 위해 헌혈을 한 백동구의 모습은 의 허삼관과 다르지 않다. 여기에 백동구 역을 맡은 성지루의 연기 또한 백동구의 처절한 상황에 더할 나위 없는 모습으로 비춰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백동구의 모습은 단순히 소설 속 인물과 동일시 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가 비록 깡패이긴 하지만 1회에서 보여진 모습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1960~70년대 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졌다지만 빈부의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고 실업과 노숙자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희망을 찾아 남한으로 온 새터민과 전과자들은 여전히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의 백동구는 현재의 실업자, 노숙자, 새터민, 전과자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있다. 단순하고 무식하지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백동구가 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 갈지 궁금해진다. 박준범 기자 pharos@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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