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43)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선친의 삼우제를 지내고 15일 밤 전지훈련지인 괌으로 출국한다.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안으로 삭이면서. 선 감독의 선친은 야구판에서 온갖 정성을 다쏟아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정(父情)’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흔히 야구계에서는 최동원의 선친(최윤식 씨)과 선동렬의 선친(선판규 씨)을 '극성 부정'의 쌍벽으로 꼽는다. 작고한 두 아버지가 자식들을 당대 한국 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우뚝 세웠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 감독은 지난 11일 부친상을 당한 후 상가에서 아버지에 대한 회고담을 털어놓았다. 웬만한 운동선수들은 사시사철 보약을 입에 달고 산다. 선수 시절 선동렬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역 시절 '농구 대통령' 소리를 들었던 허재(41. KCC 감독)가 아버지의 권유로 엄청난 양의 뱀을 고아 먹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선 감독은 뱀보다는 장어를 많이 먹은 것으로 소문났다. 선 감독의 선친이 호남지방 곳곳을 누비벼 자연산 장어를 구해와 아들에게 수시로 고아 먹였다. 매일 인삼과 대추도 달여서 보온병에 넣어 물처럼 들게했다. 선 감독은 “선수 시절에 아버님이 해주신 장어를 많이 먹었다. 장어는 비린 내가 나는 데다 식으면 입에 달라붙고 뜨거우면 자칫 입 천장을 데는 등 먹기가 고약스러워서 아버지 몰래 버린 적도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 감독은 스트레칭을 할 때면 양 다리를 어깨에 척척 걸칠 정도로 몸이 부드럽다. “내 유연성은 아버님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는 선 감독의 설명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다. “나도 자식을 키우고 평소 아주 건강하셨던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보니 이제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선 감독은 선친의 평소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 채 삼성 선수단 전지훈련 지휘와 야구월드컵(WBC) 합동훈련 참가차 다시 바쁜 걸음을 옮기게 됐다. 홍윤표 기자 chuam@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