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번은 나와야 할 질문이다. 자니 데이먼(33)과 데릭 지터(32). 올 시즌 뉴욕 양키스의 막강 타선을 이끌 첨병은 누가 돼야 할까. 데이먼이 지난달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뒤로 데이먼 1번-지터 2번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선택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는 15일(한국시간) '데이먼이 톱타자가 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버두치의 주장은 데이먼보다 지터가 더 뛰어난 리드오프 히터라는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양키스 톱타자들의 출루율은 .379로 양 리그를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톱타자들'이라고 해봐야 거의 지터 혼자 해낸 것이다. 지난해 지터는 톱타자로 638타수를 친 반면 토니 워맥(37타수) 마크 벨혼(20타수) 레이 산체스(7타수) 펠릭스 에스칼로나(1타수) 등 나머지 타자들의 도움은 미미했다. 반면 자니 데이먼이 주로 맡은 보스턴 톱타자는 지난해 출루율 .363으로 전체 6위에 그쳤다. 지터와 데이먼 개인의 기록을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지터는 톱타자로 638타수에서 타율 .312 / 출루율 .391 / OPS .846을 기록한 반면 2번 타자로는 16타수에서 .188 / .316 / .566에 그쳤다. 데이먼은 지난해 톱타자로 621타수에서 .317 /.367 / .808로 타율을 빼곤 모두 지터에 뒤졌다. 데이먼은 1번이 아닌 다른 타순으론 3타수에 섰을 뿐이다. 지난 한 해 비교가 너무 폭이 좁다면 2003~2005년 최근 3시즌 동안 지터는 톱타자로 988타수에서 .307 / .380 / .858, 2번 타자론 648타수서 .307 / .378 / .816를 기록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데이먼은 톱타자로 1800타수에서 .298 / .363 /.802에 그쳤다. 버두치는 이에 더해 지터가 지난해 타석당 3.82개의 공을 봐 데이먼(3.72개)보다 여러 모로 뛰어난 톱타자라고 주장했다. 데이먼의 기록이 타자친화적인 펜웨이파크에서 기록된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지터가 아닌 데이먼이 톱타자로 나설 경우 더 큰 문제는 좌우 타자의 편중이다. 9번 로빈슨 카노에 이어 1번으로 역시 좌타자인 데이먼이 나서고 2~4번에 우타자인 지터-게리 셰필드-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뭉쳐있으면 경기 후반 상대팀의 불펜 운용이 너무 쉬워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터를 1번, 데이먼을 2번으로 바꿔놓으면 9번 카노부터 좌-우-좌-우의 엇갈린 타순이 돼 상대 마운드가 숨돌릴 틈 없이 압박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럴 경우 천하의 명감독이라도 어쩔 수 없이 위기 상황에서 지터에게 왼손 투수를, 또는 데이먼에게 우투수를 투입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조 토리 감독이 데이먼을 새 톱타자로 기용하려는 이유중 하나는 아마도 도루일 것이다. 데이먼이 최근 3년간 도루 67개를 성공시킨 반면 지터는 38개를 기록했다. 차이가 있지만 엄청난 건 아니고 토리 감독이 도루나 치고달리기에 의존하는 '스몰볼'을 그다지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버르두치의 지적처럼 굳이 데이먼을 1번으로 앞세울 이유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데이먼과 지터가 모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으로 차출돼 토리 감독이 시범경기에서 데이먼-지터, 또는 지터-데이먼 카드를 번갈아 시험해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보스턴에서 뛴 4년간 오로지 톱타자로만 뛴 데이먼이 1번이 아닌 다른 타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인지와 2번으론 파워 있는 지터가 여전히 제격이라는 점 등은 버두치가 간과한 부분이다. 토리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 양키스 2006년 예상 선발 라인업 1번=자니 데이먼 2번=데릭 지터 3번=게리 셰필드 4번=알렉스 로드리게스 5번=제이슨 지암비 6번=마쓰이 히데키 7번=호르헤 포사다 8번=버니 윌리엄스 9번=로빈슨 카노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데릭 지터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