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김종국(33)에게 2005년은 통째로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프로 데뷔 10년째였던 지난해 김종국은 바닥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봤다. 개인적으론 규정타석을 채운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 2할3푼5리로 주저앉았고 주장을 맡아 팀이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지는 참담함까지 맛봤다. 홍세완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2루수에서 유격수로 전환하면서 타격까지 흔들렸던 속사정을 알아주는 이는 별로 없었다. 김종국도 굳이 변명할 생각이 없다. 어쨌든 지난해는 더 내려갈 곳 없는 바닥이었으니까. 다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출발부터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선발돼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3년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던 주장 완장은 선배 이종범에게 넘겼다. 홍세완이 복귀하면서 주 포지션인 2루로 복귀하게 된 것도 일단은 희망적이다. '물방망이가 웬 국가대표냐'고 힐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모두가 기억하는 탄탄한 2루 수비로 그에게 맡겨질 대수비 임무를 소화해내면 달라질 것이다. 팀에선 2루 주전을 놓고 후배 한규식 손지환 등과 경쟁해야 할지 모르지만 이겨내면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된다. 최악의 바닥은 지난해로 지났다. 플로리다주 포트샬럿 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종국은 "손목을 이용해 가볍게 쳐 단타를 만드는 훈련을 하고 있다. 스윙 궤도를 낮추고 그립을 짭게 잡아 끊어 치는 타법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모 타격코치는 "많이 달라졌다. 올해 WBC를 기점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김종국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국은 "타율 2할8푼에 도루 30개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김종국을 생각하고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지난 2002년으로 기억을 되돌려보길. 133게임 전경기에 출장하고 타율 2할8푼7리에 도루 50개로 도루왕에 오른 김종국을 만나게 된다. 4년이란 시간이 부담이지만 WBC가 반전의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해 내가 주장을 맡고 팀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는 김종국은 "지난해 부진을 떨칠 수 있도록 올해는 이종범 선배와 함께 고참들이 먼저 최선을 다하고 후배들을 다독여 팀 성적을 끌어올리겠다. 개인 성적도 FA도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김종국은 이종범 전병두 등 WBC에 참가하는 동료들과 함께 오는 19일 일본 후쿠오카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의 기아 캠프에서 타격 훈련 중인 김종국. /기아 타이거즈 제공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