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투수 교체. 정재훈 나가고 정재훈!". 올 시즌 김경문 두산 감독이 이렇게 외치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일본 쓰쿠미에 차려진 두산 캠프에서 두 명의 정재훈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큰 정재훈'은 모두가 아는 정재훈(26)이다. 지난해 홀연 나타나 30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어낸 두산 불펜의 새 기둥이다. 정재훈이 또 하나 생겼다. 지난해 말 상무를 제대하고 두산에 입단한 신인 투수 정재훈(25)이다. 곰돌이 유니폼을 입고 동명이인을 만나게 된 과정부터 평범하지가 않다. 정재훈은 지난 2000년 배명고 졸업 당시 내야수로 두산에 2차 지명됐지만 단국대에 진학했다. 내야수가 필요 없어졌다고 판단한 두산이 중도에 지명권을 풀었고 프로 팀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정재훈은 대학 졸업후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투수로 전향한 정재훈은 군복무를 마친 뒤 두산과 계약금 없이 연봉 2000만원에 계약, 6년전 자신을 지명한 팀에서 야구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큰 정재훈과 작은 정재훈은 묘하게도 서로 닮았다. 나이도 한살 차이로 큰 정재훈이 많고 등번호도 나란히 41번과 40번이다. 오른손 투수인 두 정재훈은 한자 이름까지 '鄭載勳'으로 똑같다. 두 정재훈은 쓰쿠미 캠프에서 훈련은 물론 식사 시간에도 붙어다니며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윤석환 투수코치는 "투구폼이 아주 깔끔하고 부드러워 볼끝이 좋다. 타자가 치기 힘든 공이 들어온다"며 "올 시즌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신인 정재훈을 높이 평가했다. 정재훈은 지난 2년간 상무 소속으로 2군 경기 35게임에 등판, 10승 3패 1세이브, 방어율 3.96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 두산 팬들은 잠실구장에가면 정재훈-정재훈 '계투쇼'를 덤으로 구경하게 될 것 같다. 두산 마무리 정재훈(왼쪽)과 신인투수 정재훈. /두산 베어스 제공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