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만 되면 TV 채널을 뉴스 프로그램에 맞추던 패턴이 흔들리고 있다. 한때 몇몇 독재정권의 정권 유지 기능으로 악용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 사이클은 ‘뉴스를 하는 밤 9시’에 길들여 져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이 흔들리고 있다. 뉴스를 하는 밤 9시의 개념이 정체를 잃고 있다. 밤 9시도 입맛대로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는 그저 그런 시간대가 되고 말았다. SBS 인터넷 홈페이지를 가면 ‘자체 시청률 톱 10’이 서비스된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 1, 2위 프로그램은 역시 드라마다. 하지만 3, 4위 그룹으로 가면 의외의 결과가 보인다. 교양프로그램인 (신용환 최삼호 연출)가 20% 내외의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인 (백정렬 연출)이 비슷한 수치로 순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과 의 편성 시간대를 보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은 목요일 밤 8시 55분, 진실게임은 화요일 밤 8시 55분이 방송 시간대다. 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밤 9시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20%를 상회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대의 뉴스 호응도는 어떨까. 이 21%의 시청률(TNS 미디어 제공)을 기록했던 지난 16일의 동시간대 시청률을 살펴보자. KBS 1TV 'KBS 뉴스 9'가 19.3%, KBS 2TV 이 8%를 기록했고 MBC TV 는 9%에 머물렀다. 300명 이상의 보도국 기자들이 동원돼 만드는 간판 뉴스 프로그램이 9%, 기껏해야 10여명이 매달려 만드는 교양 프로그램이 20%를 넘는 시청률을 보인다면 이를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MBC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가장 비경제적인 상품을 만들어 내는 셈이고 반대로 SBS는 가장 경제적인 집단이 된다. 뉴스의 사각지대를 과감히 파고든 SBS의 시도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안고서도 상대방의 간판 프로그램을 정면으로 공략했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다. 정순영 SBS 제작본부 예능CP는 “초창기 9시대 편성은 누구나 싫어하는, 그야말로 모험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들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MBC 의 부진에서 오는 반사이익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니 이니 하는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참여도가 성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조명하는, 넓은 의미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제보권’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크게 좌우된다. 이런 배경 때문에 20% 가까운 시청률은 곧 20%에 해당하는 고정 시청자층 확보라는 말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가 처한 위기를 가벼이 볼 수 없는 이유다. SBS 일각에서는 MBC 의 몰락을 노무현 정권에 빗대 설명하는 이도 있다. 소리만 요란하고 실체를 보여주지 못하는, 기대치와 그 결과물이 겉돌고 있는 모습이 닮았다는 해석이다. 어떤 이는 서민 경제의 몰락을 주된 이유로 꼽기도 한다. 고된 일상이 ‘다른 사람들의 별난 인생’을 통해서나 위로 받는다는 얘기다. 이런 분석이 사실이라면 ‘서민들이 잘 사는 뉴스’가 나오기 전에는 의 시청률 회복도 요원해 보인다. 강희수 기자 100c@osen.co.kr SBS TV 의 진행자 임성훈과 박소현.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