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정치면을 보면 이따금 '꽃놀이 패'란 용어가 등장한다. 어떤 선택을 해서 결과가 좋든 나쁘든 손해날 게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정치와 상관없지만 네드 콜레티 LA 다저스 단장의 지금 입지를 설명할 때도 '꽃놀이 패'란 단어가 꼭 들어맞는 것 같다. 간단히 말하면 '올 시즌 다저스가 성공하면 콜레티 덕이고 실패하면 폴 디포디스타 전임단장 탓'이란 구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난마처럼 얽혀있던 '다저스호'의 새 단장으로 취임한 콜레티는 겨울 내내 '디포디스타 지우기'에 진력했다. 어느 LA 신문의 촌평처럼 '머니볼 이론을 짓밟는 데 집중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결과 유독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출신을 많이 데려와 'LA 자이언츠'니 'LA 블루삭스'니 하는 비아냥을 들었어도 지금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콜레티가 건드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1~3선발진과 외야수 J.D. 드루가 그들이다. 왜냐하면 전임 디포디스타 단장이 이들에게 장기계약을 해줬기 때문이다. 데릭 로와 2005시즌 전에 4년간 3600만 달러, 오달리스 페레스와 3년간 2400만 달러(4년째엔 구단 옵션)에 각각 계약이 이뤄졌다. 또 지난 시즌 도중엔 브래드 페니와 3년간 3225만 달러(4년째엔 구단 옵션) 계약이 추가됐다.
그러나 같은 지역언론은 '세 투수다 하나같이 비싸기만 하고, 기복이 심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 셋에게 1억 달러 가까운 돈을 쓰느라 지난 2년간 에이스격이었던 제프 위버(LA 에인절스)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고 이 신문은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위버의 빈 자리를 브렛 톰코와 서재응, 그리고 희망으로 메워야 한다'고 비아냥댔다.
실제 다저스의 약점으로 상당수 현지 언론이 선발진을 꼽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설령 이런 불안이 현실이 된다 하더라도 콜레티가 아닌 디포디스타에게 화살이 돌아갈 게 자명하다. 역으로 선발진이 무난히 돌아간다면 그 공은 톰코와 서재응을 영입한 콜레티의 몫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디포디스타의 '실패'가 위버의 이탈을 불러왔고 이는 서재응 트레이드로 귀결됐다. 그리고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얻기 전이라 헐값에 서재응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재응의 성패 역시 콜레티에겐 또 하나의 '꽃놀이 패'일 것이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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