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은 물론 이전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외국인 감독들 모두 손사래 쳤던 것이 포백(4-back) 시스템 구축이었다. 하지만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의 동계 전지훈련과 맞먹는 41일간의 해외 전훈을 소화한 대표팀은 이 기간을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포백을 흡수했다는 평이다. 마치 프로구단의 오프 시즌과 같이 집중적인 동계훈련을 통해 뜯어 고칠 부분을 손질한 것으로 스리백(3-back)에서 포백으로의 시스템 전환이 예상 외의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포백은 한국축구 풍토상 안된다'는 우려는 많은 부분 해소됐다. 전훈기간 9차례 평가전에서 이같은 수비라인을 구축해 총 9경기(비공개 평가전 포함)에서 5승1무2패의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최적의 중앙 수비수 조합을 찾기 위해 두 명을 번갈아 계속해서 시험했다는 점(전훈 막바지를 제외)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정착된 것은 아니다. 분명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을 때 오는 어색함을 대표팀 수비라인은 감출 수 없었다. 이는 곧장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최대 약점으로 빠른 시일 내에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한 골 차이로 경기 운영이 급격하게 뒤바뀔 수 있는 것이 바로 축구다. 그런 면에서 수비라인의 불안함은 공격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치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로 시리아전 후반과 같은 상황이다. 전반을 나무랄 데 없는 내용으로 한골차로 리드한 한국은 후반 들어 상대의 파상공세에 부딪혀 좌우전후 가릴 것 없이 페이스가 흐트러졌고 주위를 살피지 않는 비효율적인 압박이 이뤄져 포백이 일 순간에 무너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후반 5분만의 실점 상황이다. 흔히 말하는 포백의 취약점인 뒷 공간을 내준 것이다. 오른쪽 풀백을 맡은 조원희의 위치가 수비라인과 엇박자를 낸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아직 포백의 조직력이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대변해준다. 호흡이 생명인 중앙 수비수간의 간격이 벌어지는 장면도 여러 차례 연출됐고 커버 플레이에 문제를 드러낸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후반 18분 한국 진영으로 깊숙히 넘어온 볼을 상대 선수가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찔러주자 중앙 수비수 없이 미드필더 김남일이 홀로 한발 늦게 방어, 이운재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내준 상황도 심각하게 복기해야 할 부분이다. 후반 중반 이후 스리백으로 돌아선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전술에 가변성을 준 것은 여러 변수가 존재할 월드컵 무대에서 또 하나의 값진 수확일 수도 있지만 수비라인의 안정성을 놓고 본다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듯하다. 후반 들어 롱패스가 남발됐고 미드필드에서의 패스 플레이가 실종된 점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상대에게 공격권을 잇따라 넘겨주는 계기가 됐고 한국 수비라인의 빈 틈을 노출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중앙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소홀히 한 채 미드필드 압박에 나서 잇따라 위기를 자초한 점과 좌우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간의 호흡도 아쉬움으로 남아 개선해야 할 점으로 떠올랐다. 유독 중동 원정 경기에서 힘을 쓰지 못하던 한국은 시리아전을 통해 포백을 포함한 새로운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홈에서 열리는 앙골라전(3월1일)은 시리아전보다는 훨씬 호조건에서 열리게 되지만 중첩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과정으로 관심을 모은다. 국영호 기자 iam905@osen.co.kr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지훈련서 최진철(가운데)에게 수비 조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