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일본에선 란 드라마가 히트를 쳤다. 학급의 '인기짱'인 주인공 남학생이 노부타란 별명의 '왕따 여자 전학생'을 교내 인기스타로 만드는(프로듀스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내,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호평을 얻었다. 드라마와 현실은 별개이겠지만 콜로라도 로키스의 김선우(29)와 김병현(27)의 관계는 마치 메이저리그판 '노부타'를 연상시킨다. 콜로라도 지역지 는 23일(이하 한국시간) '김선우와 김병현은 배트맨과 로빈같은 사이'라고 비유했다. '지난 시즌 개막 직전 보스턴에서 콜로라도로 트레이드돼 왔을 때만 해도 고립되고 위축돼 보였던 김병현이 지금은 멋진 미소를 씩 지어보이곤 한다'고 애리조나주 투산 스프링캠프의 김병현의 동정을 전했다. 채 1년도 안 된 사이에 김병현이 멋진 미소를 되찾는 데는 지난해 8월 워싱턴에서 콜로라도로 옮긴 김선우의 존재를 빼놓곤 설명할 수 없다. 사실 이전까지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같이 한 적은 있으나 둘 사이는 아주 가깝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 팀에 몸담아 자주 접하면서 김병현은 김선우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김선우는 김병현을 통해 기술적 도움을 얻어가며 정이 쌓였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중순 콜로라도가 다저스타디움에 원정왔을 때 팀 연습을 시작하기 한참 전인데도 둘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캐치볼을 주고 받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야구에만 몰입하는 다소 폐쇄적 성향의 김병현과 아마 시절부터 국가대표 에이스로 군림해 '보스 기질'이 다분한 김선우의 성격차가 오히려 죽이 더 잘 맞게 작용한 셈이다. 김선우는 콜로라도에 있으면서 김병현을 위해 영어 통역을 도와주거나 영화 구경이나 게임을 함께 한다는 전언이다. 또 지난 7일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현대 유니콘스 캠프에서 OSEN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미리 콜로라도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떠나 병현이와 함께 훈련할 것"이라고 밝혀 각별히 후배를 챙기고 있음을 재차 확인시켰다.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이 전학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이미 노부타가 왕따를 벗어나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은 뒤였다. 김선우와 김병현도 언제까지 콜로라도에 함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메이저리거로서 김병현이 최대 고비에 처했을 때 부활을 위해 김선우가 멋지게 '프로듀스'해 준 사실 만큼은 변함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김영준 특파원 sgo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