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에서 훈련 중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오는 25, 26일 야후돔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를 펼치는 데 이어 27일 자체 청백전을 갖는 등 잇단 실전으로 전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세 경기에 손민한 박찬호 배영수가 차례로 선발 등판할 예정이어서 다음달 3일 시작될 대회 선발 투수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는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선발 투수의 개념이 다르다"고 말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가장 중요한 건 첫 경기인 3월 3일 대만전이지만 목표를 2라운드 진출(8강)이 아닌 그 이상으로 잡는다면 중요한 건 역시 일본전이다. 1라운드에서야 일본을 꺾지 못하더라도 2라운드 진출이 가능하지만 2라운드에서 4강 티켓을 따내려면 '최소한' 일본은 이겨야 한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또는 멕시코로 예상되는 B조 2라운드 진출팀 중 하나도 꺾어야 가능한 게 4강이다. 버거운 목표임에 분명하지만 단판 승부인 만큼 불가능이라 단정 짓기도 이르다. 그러나 이를 이루기 위해선 한 번은 왼손 선발 카드를 뽑아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타선의 무게 중심이 왼쪽으로 기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톱타자 이치로(시애틀)를 필두로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이와무라 아키노리(야쿠르트) 후쿠도메 고스케(주니치) 등 좌타자가 5~6명 정도는 선발 라인업에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 숫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일본 좌타자들은 굉장하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운 이치로와 일본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로 시즌 200안타를 넘긴 지난해 퍼시픽리그 최다안타왕 아오키, 2004년 퍼시픽리그 타격 3관왕에 빛나는 마쓰나카와 한국 프로야구의 '천재' 이종범을 격추시킨 후쿠도메까지 면면을 나열하기조차 숨이 찰 정도다. 좌투수가 좌타자를 잡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왼손 투수가 선발 또는 롱릴리프로 길게 던져주지 않으면 이 막강 좌타자들을 상대하기는 상당히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1라운드를 통과했을 경우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을 일단 배제하고 예상 상대팀인 캐나다의 최종 엔트리 명단을 보면 왼손 선발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캐나다가 지난달 발표한 예비 엔트리를 살펴 보면 '좌타 일색'의 라인업 탄생을 예견케 한다. 래리 워커(은퇴) 이후 유독 좌타자가 강세인 캐나다는 예비 엔트리 51명 가운데 타자 25명 중 무려 17명이 좌타자이고 스위치히터가 한 명, 오른손잡이는 7명뿐이다. 그나마 우타자들은 대부분 마이너리거들이어서 예상 선발 라인업에선 제이슨 베이(피츠버그)를 빼곤 7~8명이 좌타자로 짜일 가능성도 있다. 코리 코스키(밀워키) 애런 기엘(캔자스시티) 저스틴 모너(미네소타) 피트 오어(애틀랜타) 맷 스테어스(캔자스시티) 애덤 스턴(보스턴) 등이 그들이다. 캐나다는 리치 하든(오클랜드)과 에릭 가니에(LA 다저스) 라이언 뎀스터(시카고 컵스) 등 간판급 투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줄줄이 빠져 호르헤 칸투(탬파베이) 오스카 로블레스(LA 다저스) 등이 이끌 멕시코 타선을 꺾는다고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한국의 유력한 2라운드 상대이기에 '베이+좌타자 8명'의 캐나다 라인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와 한 조에 속한 미국이 멕시코전에 우완인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캐나다전엔 좌완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를 선발 투입하기로 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2라운드로 가면 제한 투구수가 80개로 늘어나기 때문에 컨트롤만 되면 선발 투수가 5회 이상도 던질 수 있다. 김인식 감독으로선 일본전 또는 캐나다전에 구대성과 봉중근 전병두 등 3명의 좌투수 중 둘 이상을 묶어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킬러' 구대성이 있다지만 일본과 캐나다의 예상 라인업을 살펴보면 볼수록 한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좌완 투수가 3명뿐이라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가깝게는 송진우(한화) 이상훈(은퇴) 구대성, 멀게는 이선희의 뒤를 이을 대형 좌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말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구대성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