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팬들의 관심이 온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일본으로 쏠려있지만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보도자료도 눈길을 끈다. KBO는 8개 구단의 올 시즌 관중 유치 목표를 모은 결과 지난 1996년 이후 10년만의 관중 400만 명을 목표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8개 팀 모두 올 시즌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혀 잡았지만 단연 눈길을 끄는 건 롯데 자이언츠다. 지난해 홈 관중 65만 2475명으로 LG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대담하게도 100만 명을 올 시즌 관중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보다 무려 53.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관중 1위 LG가 90만 명을 목표로 잡고 SK는 축구 월드컵 바람을 의식한 듯 지난해와 거의 같은 45만 9900명의 보수적인 목표로 내건 것과 대조적이다. 벅찬 목표임에 분명하지만 롯데는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해 신문지 응원 물결이 상징적으로 보여준 되살아난 구도 부산의 야구 열기가 자신감의 원동력이고 ▲돌아온 '검은 갈매기' 호세 ▲손민한+이대호의 쌍끌이 ▲천연잔디로 재탄생한 사직구장도 이를 뒷받침할 만한 요인들이라는 게 롯데 구단의 자체 분석이다. 롯데 구단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팬들의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난 데다 부산의 영웅인 호세가 복귀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태"라며 "손민한이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MVP로 우뚝 선 데 이어 이대호도 올 시즌 프랜차이즈 스타로 완전히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여 토종 선수들로도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0만 관중을 꿈꾸는 또다른 힘은 사직구장이다. 13억 원을 들여 겨우내 인조잔디를 떼버리고 천연잔디를 새로 깐 사직구장은 시범경기까지는 공기를 맞추지 못했지만 오는 4월 11일 SK와 홈 개막전에는 부산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부산은 프로야구 초창기 롯데 홈구장으로 사용됐던 구덕구장이 인조잔디조차 깔리지 않은 모래 땅이어서 천연 잔디가 깔린 야구장은 사직구장이 사실상 처음이다. 호기심 많은 부산 경남 팬들이 올시즌 '관광'차 많이 몰려들 것으로 롯데 구단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가 100만 관중을 돌파한다면 지난 1995년(118만 576명) 이후 11년만이 된다. 8개 구단 전체론 LG가 1997년 100만 1680명을 기록한 게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한 팀도 100만 관중은 커녕 80만 명 고지도 밟지 못했다. 1997년 LG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은 호세가 돌풍을 일으키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던 1999년 롯데의 77만 260명이다. 롯데는 2002년 12만 7995명으로 팀 창단 후 최악의 바닥을 친 이후 2003년 15만 722명, 지난해 30만 7537명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관중 회복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6월 독일 월드컵이라는 악재가 있는 올 시즌 100만 관중은 험난한 목표로 보인다. 100만 관중을 넘으려면 63경기인 홈 게임에서 경기당 평균 1만 5900명 이상을 끌어모아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5월 13~15일 두산전에서 3연속 만원을 기록하는 등 6월 중순까지 평균 관중 1만 5000명대를 유지했던 점을 기억하며 올 시즌 관중 유치에 총력을 다할 태세다. 하지만 결국 100만 관중으로 가는 마지막 열쇠는 12년만에 사령탑으로 복귀한 강병철 감독이 이끄는 선수단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5만 관중은 4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난 '보답'이었지만 지난해 5위로 올라서면서 높아진 부산 팬들의 기대치는 이제 4강 이상이다. 롯데가 플레이오프 진출과 100만 관중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롯데 구단과 강병철 감독으로선 하나를 놓치면 다른 하나도 놓칠 수 밖에 없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험난한 도전이다. 프로야구 출범 후 최다 홈 관중 기록은 1995년 LG의 126만 4762명, 롯데의 팀 최다 기록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2년의 120만 9632명이다. 인조잔디를 벗겨낸 뒤 천연잔디를 심기 위해 흙을 깔고 있는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