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에 간섭 않겠다", 시애틀 감독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6.02.26 10: 06

이치로(33)가 이겼다.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의 '완패'다. 하그로브 시애틀 감독은 타자들에게 참을성을 강조하기로 유명하다. 초구부터 방망이를 내기보다는 원하는 코스에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주문한다. "초구를 놓치면 승부의 반은 끝"이라는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처럼 적극적인 승부를 선호하는 다른 메이저리그 사령탑들과는 별종인 셈이다. 이치로와 갈등도 그래서 생겼다. 밥 멜빈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해 시애틀 사령탑에 부임한 하그로브는 이치로에게 '기다리라'고 주문했다. 참을성이 다른 타자들에게 먹혔을지 몰라도 이치로에겐 역효과를 냈다. 적극적이면서도 선구안이 좋고 배트 컨트롤이 정교한 이치로에게 상대 투수가 던지는 초구는 최고의 먹잇감이었다. 그 먹잇감을 뺏기자 이치로는 발톱 빠진 사자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004년까지 4년간 평균 타율 3할4푼대에 육박하던 이치로는 지난해 시즌 타율이 .303까지 떨어졌다. 5년 연속 200안타-3할 타율은 가까스로 이어갔지만 3할 턱걸이는 이치로 답지 않았다. 원인은 초구에 있었다. 2003년을 빼곤 늘 4할대를 넘었던 초구 공략시 타율이 지난해 .200으로 갑자기 추락했다. 단서는 초구 공략 타수에 있었다. 2001년 95타수를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나던 초구 공략 타수가 지난해는 65타수로 역시 급락했다. 초구를 노리는 이치로를 상대 투수들이 피해간 탓도 있겠지만 하그로브의 '웨이팅 사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즌이 끝난 뒤 이치로가 하그로브에게 불만을 터뜨린 배경도 바로 여기 있다. 한때 이치로의 트레이드냐 하그로브의 경질이냐의 극한 상황까지 치달았던 갈등은 어느 정도 치유가 됐지만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하그로브 감독이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하그로브 감독은 26일(한국시간) 와 인터뷰에서 "팀 타자들에게 여전히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라는 주문을 하겠지만 이치로는 예외"라고 말했다. 하그로브 감독은 "이치로처럼 적극적으로 초구부터 다이내믹한 스윙을 하는 타자에게 그런 주문을 하면 역효과를 낸다"며 지난해 자신의 '과오'를 깨끗이 인정했다. 하그로브 감독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은 이치로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인 6년 연속 200안타-3할 타율 기록을 이어가게 될까. ■이치로 연도별 초구 공략 타수 및 타율 2001년=95타수 .442 2002년=93타수 .419 2003년=102타수 .382 2004년=114타수 .456 2005년=65타수 .200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지난 25일 밤 일본 WBC 대표팀과 프로선발팀의 연습경기서 타격하는 이치로./후쿠오카=박영태 기자 ds3fan@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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