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spoiler )란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 영화의 주요한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려서 영화 보는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게 하는 사람'을 말한다. 영화 감상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훼방꾼인 셈이다. 요즘 주말의 한낮 TV는 영화소개 프로그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MBC가 수년 전 '출발 비디오여행'을 방영하면서 시청율을 높이자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베끼기에 능한 국내 교양, 오락 프로들답게 방송 패턴은 그 나물에 그 비빔밥이다. 영화 내용의 70%가량을 다이제스트로 보여주고는 '마지막이 궁금하지 않냐'고 시청자들에게 되묻는다. 대표적인 '스포일러'들이다. 그나마 개봉 예정작이나 결론 부분을 뚝 떼어서 남겨둔다. 비디오와 DVD 출시작들은 라스트 씬만 감춘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 전체를 까발린다. 영화 제작사들은 홍보를 위해 방송사에 원본 필름을 넘겨주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영화팬들은 괴로울 따름이다. 3월 개봉 예정인 '데이지'는 정우성 전지현 이성재 등 비중있는 주연배우들이 나선데다 '무간도'로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중국의 유위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 현지 로케에 동북아시아 3개국 영화 전문가들이 힘을 합친 대작이다. 꽃샘 추위인듯 바람이 차가웠던 26일 한낮, TV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데이지'를 봤다. 역시나 풀스토리다. 어떻게 그리도 중요 장면들을 잘 잡아냈는지, 이 영화를 극장에 가서 또 볼 필요가 있을지 말지 갈등을 때리게 한다. 물론, 결론 부분은 남겨뒀지만 말이다. 지난 주말 개봉한 한석규 김민정 주연의 '음란서생'이 당한 처지도 마찬가지다. 시청률이 낮지않은 프로들인만큼 나름대로 영화 줄거리를 미리 소개하는 내용에 만족하는 시청자들도 상당수일게다. 방송 제작진이 사전에 '이 프로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다'고 신경써서 알려준다면 선의의 피해를 크게 줄일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한 케이블 방송의 영화안내 프로는 진행자의 멘트를 통해서 "저희는 영화의 정보만을 전달할 뿐이지 스포일러는 삼가하고 있다"고 역차별 전략으로 주목을 받는 중이다. 예전에 떠돌던 우스갯 소리 한가지. 스릴러 '유주얼 서스펙트'를 상영중이던 어느 극장에서 갑자기 관객 한명이 소리를 질렀다. "범인은 누구야"라고. 이 영화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얻는 관객의 가장 큰 재미는 범인이 누굴까 추리하는 것이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도 아니고 널리 알리지않아도 될 사실을 왜 떠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영화 감상을 방해한단 말인가. '스포일러'들의 아는 척, 잘난 척이야말로 제 돈 내고 극장찾는 영화팬들을 울리는 행동이다. 손남원 영화전문기자 mcgwire@osen.co.kr 정우성 전지현 이성재 주연의 새 멜로영화 '데이지'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