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에게 부담을 그만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서 은퇴,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김도훈(36) 성남 일화 코치가 주위에서 박주영(21, 서울)에게 너무나 많은 기대를 갖고 부담을 주고 있다며 박주영에 대한 논란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달 1일 앙골라와의 친선 A매치에서 대표팀 은퇴식을 갖는 김도훈 코치는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주영에 대한 기대치가 큰 것은 사실이고 당연하지만 너무나 많은 논란 때문에 선수 본인에게 너무나 많은 심적 부담을 주고 있다"며 "훌륭한 기량을 갖고 있지만 이제 겨우 스물을 넘긴 어린 나이다. 선수 본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논란은 그만 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나를 포함해서 모든 공격수는 골을 몰아서 넣을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누구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라며 "박주영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기다려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선수 본인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코치는 "박주영의 포지션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는데 원래 포지션이 아닌 다른 곳에서 금방 적응한다면 K리그가 아닌 유럽으로 벌써 건너가지 않았겠느냐"며 "박주영은 타고난 골잡이고 어떤 포지션도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주위에서 기다려주지 않는다. 단점은 선수 본인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언론과 모든 팬들은 박주영에 대해 비판을 하기 보다 자신감을 북돋울 수 있도록 격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수 은퇴에 대한 미련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지난 시즌 시작할 때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을 했고 최다골 기록을 수립하면서 은퇴 결심을 굳히게 됐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시즌 도중 다치면서 부상 때문에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어 다시 뛸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며 "더이상 미련은 없지만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약간 아쉽다. 하지만 대표 선수로서 월드컵에 나간 것만으로도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해 큰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또 김 코치는 월드컵 대표팀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김 코치는 "지금 현재 대표팀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것"이라며 "경쟁에서 밀려날 선수가 당연히 생겨날 것이고 당사자는 축구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도 있겠지만 K리그에서 오기를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코치는 "나도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을 때 은퇴까지 생각했지만 성남으로 팀을 옮기면서 오기를 갖고 축구를 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대표팀에 계속 남아있기 위해서 단 5분, 10분이라도 독한 마음을 갖고 자신의 존재를 알렸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김 코치는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J리그로 간다는 선입견이 많은데 국내 리그에서 이적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줘야 한다"며 "선수들 위주의 시스템 등은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 배울 점이 있다"고 밝혔다.
박상현 기자 tankpar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