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정대현, '우리는 해외파? 국내파?'
OSEN 기자
발행 2006.03.01 19: 19

국내파 같은 해외파. WBC 1라운드를 앞둔 한국대표팀 주변에선 투수 봉중근(신시내티)을 이렇게 지칭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봉중근은 지난달 19일 태평양을 건너 일본 후쿠오카로 들어왔다. 다른 해외파 선수들이 24일 이후 대표팀에 합류한 것과 달리 제 날짜에 맞춰 대표팀 소집에 응했다.
대표팀이 후쿠오카에서 도쿄로 이동하면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팀워크 다지기에 힘을 쏟는 동안 봉중근도 한 몫을 해냈다. 고교(신일고)를 마치기도 전에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대표선수들과 인연을 쌓을 기회가 적었지만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밝게 하는 데 앞장섰다.
코칭스태프와 관계도 마찬가지여서 선동렬 투수코치에게 개인적인 조언을 요청하기도 했고 “대표팀 소집에 응하기 전 준비를 잘해 둔 것 같다”는 칭찬도 들었다.
대표팀에는 해외파 같은 국내파도 있다. SK 투수 정대현이다. 물론 봉중근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해외파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정대현은 경희대 재학시절 이미 팬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최강 미국을 상대로 두 번이나 호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프리플A의 젊은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미국은 막강한 전력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예선과 준결승에서 정대현을 만나 그야말로 쩔쩔매야 했다.
이렇게 유명세를 타고 2001년 프로에 입문한 정대현은 그러나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4년 37경기에서 4승 3패 8홀드로 제 몫을 찾기 시작했고 지난해 역시 52경기에서 16홀드(2승 3패)를 기록하며 SK마운드의 든든한 허리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정대현은 2006년 첫 WBC에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행운을 잡았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한국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정대현을 1라운드에서 언더핸드에 약한 대만전에 투입하거나 본선에 진출할 경우 다시 미국전에 투입할 가능성을 보고 정대현을 발탁했다.
정확히 말하면 정대현은 해외파 보다는 국제용이라고 해야 맞을 것도 같다.
1일 도쿄돔에서 열린 롯데 마린스와 연습경기에 둘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7회 등판한 봉중근이 선두 타자 후쿠우라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나머지 3타자를 잘 처리하고 들어가자 곧바로 정대현이 나왔다. 정대현은 볼 10개로 세 명의 타자를 간단하게 요리했다. 삼진도 하나 섞은 결과였다. 마치 롯데 선수들에게 ‘너희 에이스 와타나베 슌스케만 언더핸드 투수가 아니다’라고 시위하는 듯했다.
국내파 같은 해외파든 반대든 이날 둘 모두 좋은 구위를 보였다는 것은 한국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WBC에서 불펜을 든든하게 지켜내야 하는 봉중근, 정대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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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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