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훈련과 경기를 통해 제 기량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2월27일 앙골라전 대비 첫 훈련을 마치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경기장 안에서 내 플레이만 하면 다 잘 풀릴 것이라 생각했고요..."(3월1일 앙골라전 직후).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주영(21.FC 서울)이 최근 내던진 말들이다. 언론과 팬들의 중심에 서서 엄청난 관심과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21세의 어린 선수는 스스로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박주영은 지난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의 평가전에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전반 22분 결승골로 대표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월25일 핀란드전(1-0승) 이후 A매치 7경기만의 골.
그는 최근 일고 있는 포지션 논란을 무색하게 할 만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처럼 그는 상하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넓게 또 거칠게 뛰었다. 윙포워드 보다 미드필더에 가깝게 보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앙골전에서도 그는 전형적인 윙플레이어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대로 중앙 스트라이커 이동국(27.포항)과 포지션 이동을 통해 공간을 창출했다. 골 장면도 이러한 결과 중 하나다.
40여 일간의 해외 전지훈련에서 윙포워드 보직을 부여받았지만 그는 중앙 공격수 같은 성향을 보였고 A매치에서 잇따라 위축된 플레이를 펼쳐 '위기론'까지 불거져 나왔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시리아전 이후 박주영에게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월드컵을 경험한 선배들인 황선홍(38. 전남 코치) 김도훈(36, 성남 코치) 김태영(36.관동대 코치) 등은 "어린 선수들이 비판을 받게 되면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을 겪어 크게 상처를 받는다"라며 '비난 보다는 칭찬을'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같은 사실들을 접했을 것이고 심적인 동요도 적잖히 일어났을 테지만 고집대로 '몸으로' 모든 것을 보여줬다.
앙골라전 직후 예전보다 더 자신감 있고 더 큰 목소리로 또렷하게 말을 술술 이어나간 그는 그동안의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앙골라전 한 경기로 박주영이 월드컵 출전과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앙골라전이 5월 중순 23명의 월드컵 본선 엔트리 발표 전 마지막 무대였고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에 부응한 점은 분명 박주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소속팀에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묵묵히 들은 박주영이 앞으로 K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iam905@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