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리 '주역' 홍성흔, '붕대 투혼' 빛났다
OSEN 기자
발행 2006.03.03 14: 58

‘오버맨’ 홍성흔(30.두산)이 공수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홍성흔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대만과의 개막전에서 결승 2루타 등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2-0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가진 대표팀 합동훈련 때부터 오른 발목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홍성흔은 이날 경기에 발목을 테이핑해 고정한 채 선발 포수로 출장, 공수에서 빛나는 플레이를 펼쳤다.
홍성흔의 부상 투혼이 빛난 것은 4회초 공격 2사 2루였다. 2루에 볼넷으로 나간 이승엽을 두고 대만 선발 린언유와 맞선 홍성흔은 6구째 변화구를 때려 3루 베이스를 타고 넘어가는 적시 2루타로 한국팀의 선취점을 뽑아냈다. 홍성흔은 3번째 타석서도 우전 안타를 날려 방망이감은 최고임을 보여줬다.
홍성흔은 예상을 깨고 마스크를 쓰고 나선 수비에서도 투수들을 훌륭하게 리드하며 안방마님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선발 서재응을 3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이끈 것을 비롯해 김병현을 1⅔이닝동안 리드, 대만 공격을 무력화하는 데 앞장섰다. 홍성흔은 6회 대주자로 나선 진갑용과 교체됐다.
홍성흔은 후쿠오카 합훈 때인 지난 달 27일 자체청백전서 투런 홈런을 터트린 뒤 “저도 커트 실링의 ‘핏빛 투혼’을 발휘하고 있습니다”라면서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 했다. 그럼에도 홍성흔은 불펜포수를 자처하며 투수들의 훈련 도우미로 나서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벤치 신세를 탈피하려 노력했다.
당초 홍성흔은 부상 탓에 이번 1라운드에서는 대타 정도로 나갈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부상 회복이 빨라지면서 테이핑을 한 채 선발 출장, 한국팀의 승리에 앞장서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을 만했다.
홍성흔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미국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한국과 비슷해 편안했다. 그덕에 서재응, 김병현 후배투수들을 잘 리드할 수 있었다"면서 "결승 2루타를 친 후 2루 슬라이딩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부상 부위를 체크하느라 환호를 할 수가 없었다. 대만팀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때보다는 변화구 대처 능력 및 수비력이 좋아졌다. 오늘은 좋은 경기였다"며 부상의 아픔속에서도 환하게 웃었다.
sun@osen.co.kr
홍성흔이 4회 선제 결승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도쿄돔=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